•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모브닝 "우리의 20대는 몰아치는 태풍"…피아노 팝트리오

등록 2018.05.25 09:57:1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모브닝 "우리의 20대는 몰아치는 태풍"…피아노 팝트리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피아노 팝 트리오 '모브닝'이 노래로 자서전을 썼다. 새 EP '태풍의 눈'이다.

'모브닝' 세 젊은이는 그러나 감히 '청춘'을 입밖에 내지 않는다.

젊음의 거리인 홍대앞에서 만난 보컬·피아노 강하림(25), 베이스 황인규(25), 드럼 임준혁(24)은 "우리의 20대는 몰아치는 태풍"이라고 입을 모았다.

곡을 만들고 노랫말을 짓는 강하림은 "가사에 청춘이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아요. 지금의 젊음은 더 이상 청춘이라는 표현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20대에 가장 혼란을 느끼잖아요. 여러 감정이 몰아치죠."

앨범에 실린 총 7개 트랙이 이들의 생각을 항변한다. 서정적인 사운드 안에서 에너지가 요동친다. 좌절, 분노, 오기가 거칠게 담겨 있는 '리틀 파이터스', 극단적인 비극을 덮은 '내가 있을게', 젊음의 황혼이라는 역설을 톺아보는 '그날의 우리는 오늘과 같을 수 있을까'가 그렇다.

강하림의 명확한 발성 덕분에 가사가 귓속에 쏙쏙 들어온다. "내일의 우리 앞은 역시 적신호/ 오늘의 우린 술로 맘을 적시고/ 뒤척이고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밤."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 위에 가사가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으면서도, 내용은 선명하게 들린다. 마음을 '뒤척거리게 만드는' 노래다. 강하림은 "일부러 사운드에 덜 신경을 썼어요. 가사가 돋보이는데 악영향을 줄 수 있을까봐요. 노랫말을 잔잔하게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는 편곡을 위해 신경을 썼죠"라고 설명했다.

세 멤버에게 젊음이란 무엇일까. 황인규는 "시간을 보내고, 과거의 나를 알게 되는 과정", 임준혁은 "1초가 지나가는 걸 느끼는 것"이라고 답했다.

모브닝 "우리의 20대는 몰아치는 태풍"…피아노 팝트리오

강하림은 "앞으로 오지 않을 가장 열정이 넘치는 시기"라고 규정했다. "열정이 넘친다는 것은 그만큼 애정을 쏟는다는 얘기"라고도 했다.

그러나 마냥 장밋빛 만은 아니다. "특정한 것에 대해 무엇을 쏟을수록 상실과 우울함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의 격차가 그만큼 크죠." 태풍의 중심은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는 고요한 상태를 유지한다. 불안한 평화다. 음반 제목 '태풍의 눈'에 수긍이 갔다.

모브닝은 그 태풍의 눈 속을 신중하면서도 당당히 걸어가고 있다. 2010년 취미로 하던 밴드 생활에 흥미를 느껴 2013년 주업으로 삼을 생각을 한 후 탄탄히 실력을 다져온 모브닝은 어떤 무대에서든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팀 이름에서도 이런 의지가 느껴진다. 모브닝은 모닝과 이브닝을 합친 조어다. 즉,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듣고 싶은 음악"을 하는 밴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