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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희, 아코디언으로 재즈하는 그녀…바람소리로 심금 울리다

등록 2018.05.29 09: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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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희, 아코디언으로 재즈하는 그녀…바람소리로 심금 울리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파리에서도 아코디언은 (프랑스의 아코디언 음악인) 뮈제트만 연주하는 오래된 악기로 인식돼 있었어요. 제가 아코디언으로 모던한 재즈를 연주하니 관객들이 새롭게 느끼더라고요. '너로 인해 아코디언이 좋아졌다'고 말씀해주는 분도 있었죠."

제희는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뮤지션이다. 한국에서 기반이 넓지 않은 음악장르인 재즈에 몸담은 데다가 소수의 악기인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그러나 아코디언 재즈 '지음(知音)'들이 점점 늘어가는 '기적'에 감사해하고 있다며 싱글벙글이다. 바람통을 거치는 '바람의 소리'인 아코디언은 리드 악기로 풍성한 음색을 자랑한다.

"아코디언을 연주할수록 저 혼자 즐기려고 이 악기를 만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힘들었을 때 음악을 통해 위로 받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과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나눴으면 해요."

제희가 아코디언에 빠져든 것은 우연이다. 오랫동안 피아노를 배운 그녀는 영화 '아멜리에' OST 작업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곡가 얀 티에르상의 아코디언 연주를 듣고 이 악기에 홀렸다. "소리가 가슴에 와 닿았어요. 이 악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국내에서는 전문가를 찾기 쉽지 않아 유튜브를 통해 독학했지요."

그러다가 이탈리아 음악학교에서 클래식 아코디언을 전공한 이정용을 만나 기초를 다진 다음 프랑스로 유학을 하게 됐다. 자신에게 필요한 수업을 듣기 위해 학교 네 곳을 찾아다녔고, 두 곳을 졸업했다.

현지에서 프로 연주자로서도 인정받았다. 2016년 재즈 전문 라디오 방송에서 자작곡들을 라이브로 연주하기도 했다.
 
 귀국한 제희는 '제희 퀸텟'을 결성했다. 월드뮤직그룹 '블랙스트링' 멤버 오정수(기타)를 비롯해 이명건(피아노), 정상이(콘트라베이스), 마누엘 웨이언드(드럼) 등 '재즈계 어벤저스'로 통하는 이들이 뭉쳤다.

이들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첫 앨범 '워프 드라이브'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재즈 아코디언 퀸텟답게 유일무이한 음악으로 호평 받았다.

제희, 아코디언으로 재즈하는 그녀…바람소리로 심금 울리다

모던한 아코디언이 중심에 있으면서도 다른 악기가 뭉근하게 어울리는 세련미와 우아함이 일품이다. 제희는 작곡과 프로듀싱을 도맡았다.

"멤버들이 까다로운 제 새로운 음악적 요구도 잘 받아줬어요. 제 음악을 좋아해줬죠. 연주도 너무 잘하니까, 같이 음악을 하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또 다른 팀 '제희 스탠더드 재즈밴드' 리더이기도 한 제희는 다만 본인의 자작곡들이 중심이 된 앨범이 일반 대중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희퀸텟 멤버인 이명건과 '음악으로 떠나는 유럽 여행'이라는 타이틀로 최근 공연을 연 이유이기도 하다. 유럽의 여러 나라 민속음악을 재즈로 편곡해 들려줬는데, 익숙한 선율에 대중이 크게 호응했다.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더라고요. 스스로도 제희퀸텟 연주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지요."

제희는 이명건, 웨이언드, 그리고 베이시스트 김인영과 함께 꾸린 '온 더 윈드'라는 팀으로 유럽 민속음악을 바탕으로 한 음반을 여름 시즌에 녹음할 계획이다.

"새 프로젝트 밴드 '온 더 윈드'는 세계의 민속음악을 새롭게 재즈로 편곡한 것들과 각 민속음악의 특징들을 살려 작곡한 제 곡들을 연주하는 밴드입니다. 계속 새로운 음악들을 탐험해나가고 싶어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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