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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소리 남자?…안드레아스 숄 "카운터테너는 카운터테너일뿐"

등록 2018.06.12 16: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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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남자는 울지 말고 강해야 하고, 여자는 항상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보편적인 생각들은 사회에서 만들어진 것이에요. 남을 의식하는 행동이 패턴을 만드는 거죠."

독일의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51)이 내한공연한다. 14일 천안 예술의전당과 15,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영국 바로크 전문 앙상블 '잉글리시 콘서트'와 연주한다. 2013년부터 한화그룹이 펼쳐온 '한화클래식'의 하나로 숄의 내한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카운터테너는 여성의 음역을 담당하는 테너다. 사춘기 이후 가성을 훈련해 팔세토 창법으로 여성 성악가의 음역대인 메조 소프라노와 알토의 중간 음역대를 노래한다. 변성기를 거치지 않게 하는 카스트라토와는 달리 변성된 음성과 가성을 모두 낼 수 있다.

1990년대 고음악 공연이 세계음악계의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을 때 카운터테너 역시 큰 인기를 누렸는데, 그 인기의 봉우리에 있던 주인공이 숄이다.

16세기부터 18세기 여성이 무대에 설 수 없던 시기에 그 역할을 대신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남자가 여자의 소리를 낸다는 편견에 빠져 있기도 하다.

숄은 12일 서울 중구의 호텔에서 "카운터 테너로 노래한다는 것은 남녀로 나누는 편견을 벗어나는 거죠. 그런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해방감을 느끼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카운터테너를 여자의 목소리를 가진 남자(man with the voice of woman)로 치부하기도 하나, 숄은 '여자의 목소리를 내는 남자'가 아닌 그냥 '카운터테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에서 카운터테너를 특별하게 대접하는 것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email protected]

"다른 성악 파트처럼 하나의 성부(聲部)로서 인정을 해야 해요. 제 깊은 감정이나 열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죠."

한동안 잊혀져 있던 카운터테너의 존재감은 1980년대 바로크 시대의 악기와 기법으로 연주하는 원전연주의 열풍으로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다.

"바로크 시대 때도 존재했어요. 사라졌던 것을 재발견한 거죠. 소리의 특별한 점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싱어로서 다양한 능력, 테크닉의 완벽성, 드라마틱한 연주도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죠. 성악가에 대한 요구가가 광범위해지면서 다른 파트 못지않게 카운트테너 영역도 성장했어요."

지난 8일 입국한 숄은 경복궁과 북촌 한옥마을을 둘러봤다. 자신이 작곡한 곡으로 한국 자동차 CF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된 '백합처럼 하얀'(white as lilies)의 전자음악 버전 뮤직비디오에 이 배경을 촬영한 영상을 담기 위해서다.

바로크 음악에 기반한 숄이지만 10대 때는 전자음악, 팝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다. 최근에도 클래식이나 바로크 음악이 아닌 장르도 작곡을 하고 있다.

'백합처럼 하얀'을 전자음악 버전으로 재편곡한 것도 이런 관심에서 연유한다. 숄은 현대화된 도시에 '옛날의 살아 있던 도시'가 남아 있는 모습인 인상적이었고, 이 모습을 이번 곡의 뮤직비디오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email protected]

"저는 4000명이 사는 마을에서 태어났어요. 제가 공부한 바젤도 큰 도시가 아니죠. 서울이라는 큰 도시에 작은 마을을 가지고 있는 대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서울에서 촬영한 영상을 오후에 제가 편집에서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에요. 하하."
 
절정의 인기를 누린 지 20년이 지났고 쉰이 넘은 지금에도 여전히 정상급 카운터 테너로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숄은 자신의 기량을 지킬 수 있는 비결은 "서두르지 말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라고 답했다.

"바젤에서 성악을 공부하면서 선생님들에게 피드백을 받았을 때 가장 크게 영감을 얻은 건 참을성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노래하는데 참지 못하고 혈기를 부려 자신의 성대에 맞지 않게 노래하면 안 된다는 거죠. 멋있는 역이라도 제게 맞지 않으면 무리하지 않은 것이 중요해요. 1년에 40개 연주회가 적당해요. 충분히 쉬고 충분히 견뎌내고 참는 마음들이 중요하죠. 저는 단거리 경주자가 아닌 마라톤 주자의 심정으로 노래합니다."

190㎝가 넘는 큰 키에 대비되는 부드러운 외모, 믿기지 않는 곱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발매되는 음반마다 호평을 듣는 숄은 지한파로도 통한다. 국내 팬들을 위해 '아리랑'을 비롯한 전통민요를 노래하기도 했다.

남북처럼 분단을 겪은 독일 출신인 그는 '세기의 담판'이라 불리며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세계적인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Andreas Scholl)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클래식 2018'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한화클래식 2018은 오는 14일 천안예술의전당 대극장과 15,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총 3회 공연하는 올해 공연에는 고음악 연주단체인 잉글리시 콘서트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무대에 오른다.  2018.06.12. [email protected]

"함께 연주하는 음악가들의 면면을 보면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각국이죠. 그런 사람들이 매일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이런 입장에서 정치나 신문들을 보면 '왜 다른 사람들은 평화롭게 살지 못하는가'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죠."

분단 독일 시절 서독에 살던 자신은 서독의 군대, 사촌은 동독 군대에 몸 담아 있었던 때를 떠올리며 "서로 총을 겨누고 있었던 것이 이상하고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바젤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TV로 봤어요. 한반도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으며 해요."

이번에 숄과 함께 하는 잉글리시 콘서트는 2006년 제2대 음악감독인 앤드루 맨츠와 내한한 이후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이번 투어에서 깊은 감정을 파고드는 헨델의 '오, 자비가 한량없으신 주여', 바로크 아리아의 수퍼 히트곡 '그리운 나무그늘', 그리고 영어라는 언어의 아름다움을 깊이 탐구하는 퍼셀의 노래 등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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