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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트럼프, 북미회담 성과 국내외 여론전 시작

등록 2018.06.14 1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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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불확실성 여전하다 지적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

국내에선 트럼프가 공화당 등 미 의회 상대 설득전 예상

트럼프, 7월 나토회의 참석·英 방문…동맹국들 협력 요청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한 모습을 13일 보도했다. 2018.06.13.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한 모습을 13일 보도했다. 2018.06.13.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했다. 비핵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국내·외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주목된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0년까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주요 발걸음을 내딛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비핵화 현실화는 미국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북한의 최대 후원국인 중국 뿐 아니라 한국과 유럽 등 전통적인 동맹국들의 협조가 불가피하다. 미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동맹국 정상들과 불화했고, 미 의회는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그렇게 만족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상·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경우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미국 도착하자마자 국내 여론전 시작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트위터를 통한 여론전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새벽 트위터에 "방금 착륙했다.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며 "이제 우리 모두는 내가 취임한 날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밝혔다. 또 "내가 취임하기 전에 사람들은 우리가 북한과 전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락)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크고 위험한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더 이상은 아니다. 오늘 밤 잘 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 양측이 선의로 협상하는 한 워게임(한미연합군사훈련)은 중단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과의 회담은 흥미롭고 긍정적인 경험이었다"며 "북한은 미래를 위한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비판한 CNN 등 미 언론들에 대한 공격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 후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한다고 밝힌 뒤 워싱턴내에선 상당한 혼란이 야기됐다. CNN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계획에 대해 미 국방부나 동맹국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2일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하면서 통상적인 훈련을 계속한다고 설명했지만 혼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용을 문제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했을 시간에 맞춰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이 바라는 북한 비핵화 시점을 공개한 것도 그 같은 국내 여론을 달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향후 2년 반 안에 주요 군축 단계를 밟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첫번째 임기내에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 다음 대통령 선거 승리까지 직진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싱가포르=뉴시스】박주성 기자 = 12일 오후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에어포스 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6.12.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photo@newsis.com

【싱가포르=뉴시스】박주성 기자 = 12일 오후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에어포스 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18.06.12.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email protected]

하지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그 일정에 맞춰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도구인 한미합동군사훈련 재개 또는 대북제재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현 상황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정상회담 전 밝혔던 것처럼 공동합의문을 조약(Treaty) 형태로 미 의회에서 비준받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공동합의문이 당초 예상보다 포괄적으로 작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 헌법상 조약은 다소 특별한 개념으로 통상 말하는 조약보다 요건이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약으로 북미 정상 간 합의내용을 비준받기 위해서는 미 상원의 3분의 2 이상의 '조언과 동의'가 필요하다.

 ◇ 동맹국들과 불화도 걸림돌

 국외 여론전은 일단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이번 회담 결과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협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에도 북미정상 공동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문구가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적극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고 있는 미주와 유럽 동맹국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9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동맹국 정상들과 무역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었고, 그 결과 당초 계획보다 서둘러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영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방문시 동맹국들에게 북미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자랑하면서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주부터 북한 고위급 당국자들과 벌이는 후속 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적시된 선언적 의미에서 한발 더 나아간 방안들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유럽 동맹국들의 적극적 협력을 지원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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