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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 5월 고용지표…회복? 침체?

등록 2018.06.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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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7.2만명 증가 그쳐…8년4개월만에 최저

고용보험가입자 33.3만명↑...13개월만에 최고

"정책효과 크지만 고용 질 개선으로 볼 수 있을 것"

"시기 짧고 변수 많아 양적·질적 변화 평가 어려워"

헷갈리는 5월 고용지표…회복? 침체?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지난 5월 주요 고용지표가 엇갈렸다. 통계청 5월 고용동향의 취업자수 증가폭은 8년4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반면 고용노동부 5월 고용보험 가입자수 증가폭은 13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양적 지표는 주춤하지만, 질적 지표는 개선된 것이란 긍정적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책 효과에 불과해 현재 고용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선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5월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0년 1월 1만명이 줄어든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올해 추이만 놓고 보면 1월 33만4000명으로 호조를 보였으나 2월 들어 10만4000명으로 미끄러졌다. 3월(11만2000명)과 4월(12만3000명)에도 10만명대에 머물렀고 5월 들어서는 10만명 선도 붕괴됐다.

 통계청 빈현준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자 증가폭이 10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인구증가폭이 둔화되는 와중에 제조업과 건설업 업황 부진이 전체 취업자 증가폭 둔화를 이끌었다. 일시적인 요인이지만 조사 기간에 갑작스러운 폭우로 건설업을 중심으로 일용직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131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3000명(2.6%)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13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신욱균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예상보다 높은 결과"라면서 "이런 추세가 계속 유지된다면 (고용 상황이) 양호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는 소득을 목적으로 조사대상주간(1주) 동안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말한다. 일용직 노동자와 아르바이트생도 포함된다.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 통계엔 고용보험에 가입하는 상용직과 임시직 노동자만 들어 있다. 즉 고용보험 가입자수는 통계청 취업자 통계 보다 질적으로 안정된 일자리를 뜻한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증가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6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증가했다. [email protected]

통계청 관계자도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가입할 정도라면 고용 노동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성이 뛰어난 분들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상용직근로자가 32만명 늘어난 반면, 임시직근로자와 일용직근로자는 각각 11만3000명, 12만6000명 줄어들었다.

 고용부 신욱균 과장은 "고용 상황이 나쁜 시그널이라면 임시·일용직이 줄면서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줄어야 하는데 상용직은 늘고 있어서 고용 상황이 나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는 정책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용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3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제도를 올해 1월부터 시행했다. 사용자가 이 돈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근로자 수 증가 없이 고용보험 가입자 수만 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이 고용보험 가입자수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면서도 그 영향이 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보다는 경기 개선과 내수 회복에 따른 고용 증가의 영향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헷갈리는 5월 고용지표…회복? 침체?

고용부는 그러면서 고용보험 가입자수 증가폭 확대가 고용시장의 질적인 개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용부 신욱균 과장은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늘어나는 것은 고용시장의 질적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고용 상황이 양적으로는 안 좋을 수 있는데 질적으로는 개선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양과 질이 동시에 좋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아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고용시장의 질적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윤수 연구위원은 "최근 고용보험 가입자수가 증가된 것은 일자리 안정자금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정책 효과라고 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정책 효과와 질적 고용 개선이)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일자리 수를 양질의 일자리라고 해석한다면 고용의 질이 개선되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해석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용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너무 많아서 현 고용 시장 상황을 단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노동환경건강연구소 한인임 연구위원은 "시기가 너무 짧고 변수가 많아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고용 시장의 경향을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시계열적으로 더 봐야 할 것"이라며 "또 최근 각종 공무원 확대 등으로 경제활동인구 규모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취업자수 증가율이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것으로 양적으로 악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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