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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사장 이어 사장도?…한국공항공사에 부는 낙하산 바람

등록 2018.06.16 13: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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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사장 이어 사장도?…한국공항공사에 부는 낙하산 바람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정권이 바뀌었다고 사장도 바뀌어야 합니까. 국토부(국토교통부) 출신이 사장과 부사장 자리에 동시에 앉는다면 이해가 되십니까?"

 한국공항공사 노조 관계자의 얘기다.  두  달 넘게 공석인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를 놓고 공사 안팎이 시끄럽다.

 국토부 출신인 김명운 부사장에 이어 사장까지 국토부 출신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올 것이란 파다한 소문에 공사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성일환 사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돌연 사퇴했다. 성 전 사장의 사퇴를 놓고 공사 분위기는 그야말로 뒤숭숭했다. 항간에는 성 전 사장 퇴진에 정부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추측도 난무했다.

 성 전 사장도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낙하산 인사다. 하지만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돈독한 유대 관계로 직원들과 두터운 신망을 쌓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노조는 이례적으로 "국토부 출신을 사장에 내정하기 위해 성 전 사장을 사퇴시켰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 소문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국토부 출신 서훈택(58) 전 항공정책 실장이다.

 서 전 실장은 지난해 9월 국토부를 퇴임하고 지난 4월19일 실시한 한국공항공사 사장직 공모에 응모했다. 이번 공모에는 6명의 후보가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노조와 직원들은 이변이 없는 한 서 전 실장이 사장으로 취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사 사장직은 공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통해 후보 검증 등을 거치게 된다. 이를 통해 복수의 후보를 국토부 장관에게 제청하게 되며, 최종 임명은 대통령이 하게 된다.

  서 전 실장을 비롯한 5명의 후보는 현재 기재부 공운위에서 후보 검증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노조의 반발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국토부 출신 인사가 경영진 서열 1, 2위를 차지할 경우 정부의 관피아(관료+마피아) 방지법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노조는 외부 인사가 사장에 오를 경우 적어도 부사장에는 내부 인사를 임명해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02년 한국공항공단에서 한국공항공사 체제로 전환된 16년간 5명의 사장이 임명됐다. 경찰 출신이 3명(윤웅섭·이근표·김석기)으로 가장 많았고 내부 출신 1명(성시철), 공군 참모총장 출신 1명(성일환)이다. 외부인사가 사장으로 임명될 경우 부사장에는 내부 인사가 올랐고, 내부 인사가 사장직에 오를 경우엔 부사장에 국토부 출신이나 정치권 인사가 임명돼 형평성을 맞춰 왔다.

 노조는 서 전 실장이 사장에 임명될 경우 반대 투쟁에 나서는 등 집단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직원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 국토부 장관에 제출할 방침이라고도 전했다.

 앞으로도 노사 간 이견과 갈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온 뒤 땅은 더 굳어진다고 했다. 항공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하며 정부와 노사 모두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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