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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정당 성적표①] 정의당 득표율, 바른미래 제치고 3위…'비례대표' 의존 한계

등록 2018.06.1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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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비례 10명 당선…바른미래·평화당보다 많아

정당득표율 8.97%…바른미래 7.62%, 평화당 1.68%

"문재인 정부에 힘실어주기·한국당 심판과 맞물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당선증 교부식에서 서울시 비례대표 시의원 정의당 권수정 의원이 당선증을 받고 있다. 2018.06.1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당선증 교부식에서 서울시 비례대표 시의원 정의당 권수정 의원이 당선증을 받고 있다. 2018.06.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정의당이 6·13 지방선거 정당 득표율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제치고 3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하지만 광역·기초단체장은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해 비례대표 득표에 의존하는 정당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은 17명을 뽑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총 9명의 후보를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서울시장에 도전한 김종민 후보는 1.64%의 지지율로 5위에 머물렀다. 심지어 원외정당인 녹색당에게도 밀렸다.

 이밖의 부산시장에 출마한 박주미 후보(2.07%)를 비롯해 인천 김응호(2.82%), 대전 김윤기(2.63%), 경기 이홍우(2.54%), 전남 노형태(3.56%), 경북 박창호(3.36%) 등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2~3%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광주 나경채(5.99%), 전북 권태홍 후보(5.43%)만 겨우 5% 벽을 넘어섰다.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도 초라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의당은 서울·부산·인천·경기·충북·충남·전북·전남 등에서 총 15명의 후보를 냈지만 당선자는 0명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광역·기초단체장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4년 전 지방선거 성적표와 비슷한 성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약진했다. 정의당은 광역의원 비례대표 10명을 배출하며 더불어민주당(47석)과 자유한국당(24석)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각각 4석, 2석만 챙기며 정의당보다 뒤로 밀렸다.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정의당은 9석으로 바른미래당은 2명, 평화당은 3명보다 많은 당선자가 나왔다. 국회의원 의석수 6명에 불과한 정의당이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바른미래당(30석), 평화당(14석)을 누른 것이다. 광역과 기초 비례대표 통틀어 1명만 당선됐던 2014년 지방선거 때와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 정당 득표율 8.97%를 보였다. 애초 목표했던 10%에는 미치지 못한 수준이지만 4년 전 지방선거(3.61%) 때와 비교하면 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광주, 세종, 경기, 전북, 제주 등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10%를 넘어섰다. 반면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정당 득표율은 각각 7.62%, 1.68%에 그쳤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13일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여론조사 정당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만347명을 대상으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 지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의당은 9.7% 지지를 받았다. 바른미래당은 6.1%, 평화당은 3.7%로 집계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6·13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정의당 심상정 호남선거대책위원장이 '지지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6.11.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6·13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정의당 심상정 호남선거대책위원장이 '지지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6.11.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강력한 메시지이자 한국당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에 도움이 되는 건 정의당이라는 판단에 (정당에) 표를 주셔서 비례대표가 당선됐지만 반대로 지역후보가 선택받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진보' 몸집 불리기에 정의당이 차선책으로 선택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한국당에 대한 심판으로 이뤄지면서 민주당과 발맞춰가는 정의당이 자연스레 반사이익을 누렸을 수도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꼭 이겨야 하는 1:1 싸움에서 정의당을 택하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며 "보수정당 심판과 맞물리며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지지자들이 개인 투표는 민주당을 뽑고 정당 투표에서는 일정하게 정의당을 배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이 민주당과 차별화 여부를 두고 딜레마에 봉착했다는 시선도 있다. 범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길 확률이 큰 민주당에 개별 표를 몰아주면서 정의당은 정당 득표가 승부를 가르는 비례대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의당이 민주당과 결을 달리하기에는 유권자를 자극해 정당 득표까지 빼앗기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찍으니 오히려 개별투표에서는 정의당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으니 정의당 입장에서는 근본적인 고민거리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지금 정의당은 민주당 2중대로 인식되고 있다"라며 "정의당은 민주당을 견제하고 진보 의제를 발굴해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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