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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내정 민갑룡…"정무 판단 탁월" vs "현장 몰라"

등록 2018.06.18 09: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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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청장에겐 정무적 판단력이 가장 중요"

"큰 그림 그려야…수사권 조정 국면 적임자"

"일선 경험과 기획력 다 완벽한 사람 없어"

"지방청장 경험 없고 소통 어려워" 우려도

"치안정감인데 실무자처럼 일하는 스타일"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제21대 경찰청장으로 지명된 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경찰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06.15.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제21대 경찰청장으로 지명된 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경찰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06.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사건팀= 이철성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경찰청장에 내정된 민갑룡 경찰청 차장을 향한 경찰 내부의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치열한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검찰과 대등한 위치를 확보할 전략통이라는 데 일단 기대감이 크다. 반면 현장과 거리가 먼 기획가로서 '만기친람'형 업무 스타일이 외려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선 경찰서 과장들은 민 차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대체로 '예상됐던 인사'란 반응을 보였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조현배 부산청장 등과 함께 청장 후보로 등장했을 때부터 민 내정자가 우세하다고 보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며 "능력 있는 인물인 것은 다들 안다"라고 전했다.

 ◇"논리·이론은 따라갈 자 없어"…"계속 일만 하는 사람"

 A과장은 "기획에 매우 유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논리와 이론 측면에선 따라갈 자가 없다고 한다"며 "조직의 방향 및 정책을 정하는 본청장(경찰청장)에겐 정무적 판단력이 가장 중요하다. 실무는 참모들이 챙기면 된다"고 밝혔다.

 B과장은 "청장은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수사권 조정 국면에선 적임자를 뽑은 인사라고 본다"며 "일선 경험이 없는 게 약점이라고 하지만, 막상 일선에서만 뛴 사람을 데려다가 기획하라면 못한다. 어차피 둘 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 내정자는 워커홀릭(일 중독)으로 악명이 높을 정도의 업무량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C과장은 "본청 직원들 사이에선 벌써 '민 드래곤(Dragon·용)이 온다. 우리 죽었다'는 푸념이 나온다고 한다. 치안정감급이 되면 일에 느슨해지기 마련인데 계속 일만 한다더라"고 전했다.

 ◇현장과의 거리감 우려…지방청장 경험 無

 현장 경험이 부족해 조직 장악력이 달릴 수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민 내정자는 본청장으로선 드물게 지방청장 경험이 없다. 지휘관으로서의 이력은 2008년 전라남도 무안경찰서장과 2012년 서울 송파경찰서장으로서의 경험이 전부다.

 경찰대 4기로서 치안정감을 단 지 1년도 안 돼서 청장이 된 '초고속 승진' 코스를 둘러싸고 불안한 시선도 있다. 이주민 서울청장은 경찰대 1기다. 검찰만큼 기수 문화가 강하진 않지만 '너무 이르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업무 추진력이 지나치게 강해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선 현장을 잘 모르면서 아이디어를 과하게 밀어붙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안이 생길 때마다 각종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것을 두고 오히려 일을 더 만든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D과장은 "기획통이고, 경찰에 대한 애정도 큰 사람이다. 수사권 조정엔 확실히 도움이 될 사람"이라면서도 "다만 캐릭터가 너무 팍팍한 느낌이 있다. 소통이 어려울 수는 있다"고 말했다.

 E과장은 "치안정감 자리에서도 일을 실무자처럼 하는 사람"이라며 "모든 것에 대한 모든 보고를 다 받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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