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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C "난민 선박 입항 거부, 유럽의 가치 배반"

등록 2018.06.18 09: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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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AP/뉴시스】 이탈리아 시칠리아 항에서 퇴짜 맞고 지중해에 표류하던 비정부기구 'SOS 지중해' 소속 아쿠아리우스 구조선이 1주일의 거친 항해 끝에 17일 스페인 동부 항구에 도착, 구조 이주민들이 하선하고 있다. 2018. 6. 17.

【발렌시아=AP/뉴시스】 이탈리아 시칠리아 항에서 퇴짜 맞고 지중해에 표류하던 비정부기구 'SOS 지중해' 소속 아쿠아리우스 구조선이 1주일의 거친 항해 끝에 17일 스페인 동부 항구에 도착, 구조 이주민들이 하선하고 있다. 2018. 6. 17.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국제 적십자사/적신월사 연맹(IFRC)이 이탈리아의 난민 구조 선박 '아쿠아리우스호' 입항 거부를 두고 "유럽의 가치를 배반한 행위"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엘하지 아 씨 IFRC 사무총장은 가디언에 "유럽은 정책을 통해 문화와 문명의 가치를 구현한다. 전세계가 이같은 가치에 대해 유럽에 기대하고 있는 이유"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리비아 해역에서 프랑스 비정부기구(NGO)가 구조한 629명의 난민이 탄 구조 선박의 항구 선착을 금지하고 이를 몰타 당국에 떠넘겨 국제적인 논란을 낳았다.

 이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신임 총리가 성명을 내 "인도주의적 대재앙을 피하고 이들에게 안전한 항구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이들 난민을 동부 항구 발렌시아에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들 난민은 17일 발렌시아항에 도착했다.

 씨 총장은 이탈리아가 위험한 선례를 만들었다는 지적에 "그러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탈리아가 수만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고 답했다. 이탈리아는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 보는 유럽의 관문 국가로 지난 5년 간 70만명 이상의 난민이 이탈리아 항구에 내렸다.

 씨 총장은 그러나 "유럽의 다른 국가들이 스페인처럼 행동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난민 정책을 두고 유럽에 다시 한 번 분열의 위기가 닥친 가운데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이달 28~29일 정상회의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호세프 보렐 스페인 신임 외무장관은 "아쿠아리우스호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한 우리의 결정은 문제를 외면하려 드는 정치를 타파하기 위한 고도의 상징적인 행위"라고 밝혔다.

 씨 총장은 "난민 문제는 해결해야 할 위기가 아니라 인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EU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분열과 정치공학적 정서에 기반하지 않은 조용한 대화"를 촉구했다. 이어 "냉철한 방법으로 상황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쿠아리우스호 같은 난민 구조선박이 언론의 이같은 관심을 받지 않고 유럽 내 어떤 지역의 항구에도 입항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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