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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주한미군이 장기판의 卒인가…북핵 협상카드 안돼"

등록 2018.06.18 1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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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민주주의 보호하는 글로벌 전략 차원서 생각해야"

【포천=뉴시스】임태훈 기자 = 13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17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서 다련장로켓(MLRS)이 사격을 하고 있다.  적 도발시 강력한 응징·격멸 능력을 시현하기 위한 이번 훈련에는 48개 부대 2,000여 명의 한미 장병들과 K2 전차, K21 장갑차, 아파치 헬기, F-15K 전투기, 다련장 로켓(MLRS) 등 우리 군 최신 무기와 주한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 아파치 헬기, A-10 공격기 등이 참가한다. 2017.04.26.  taehoonlim@newsis.com

【포천=뉴시스】임태훈 기자 = 13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17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서 다련장로켓(MLRS)이 사격을 하고 있다.  적 도발시 강력한 응징·격멸 능력을 시현하기 위한 이번 훈련에는 48개 부대 2,000여 명의 한미 장병들과 K2 전차, K21 장갑차, 아파치 헬기, F-15K 전투기, 다련장 로켓(MLRS) 등 우리 군 최신 무기와 주한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 아파치 헬기, A-10 공격기 등이 참가한다. 2017.04.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의 역할은 단지 한국 방어에 그치는 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전략적 밑그림 차원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는 역할과 함께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확산을 방지하고, 일본과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 우방국들의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등 글로벌 동맹전략을 수행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핵무기와 주한미군의 거래?(A Troops for Nukes Trade?)’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주한미군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판에서 장기판의 졸(a chit)과 같은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WSJ 사설의 요지.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매우 도발적(very provocative)”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주 발언이 많은 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워 게임(war game)을 중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워 게임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월 게임이란 8월에 실시되는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과 겨울철 혹은 이른 봄철 실시되는 독수리훈련을 의미하는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런 사실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은 나중에 정규적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수륙양용 상륙훈련과 낙하산 부대, 북한의 포 공격에 대한 대응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훈련을 중단하는 일은 군사적인 과오가 될 것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인 양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군사적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북한은 그들이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3명을 돌려보내주었다. 한국전쟁 당시의 미군유해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북한의 위협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의 도발을 제거하기를 원한다면 김 위원장에게 비무장지대(DMZ)의 북한병력을 후퇴시키도록 부탁하는 건 어떤가. 그럼으로써 서울이 북한의 장사정포의 사거리에서 벗어나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정당화하는 선의의 제안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에 그치지 않고 주한미군을 비핵화 대화에서 협상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인들의 세금으로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그릇된 생각이다. 2만8500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은 캠프 험프리로 이전을 시작했다. 한국은 기지 건설 비용 110억 달러 중 100억 달러 이상을 부담했다. 한국은 또한 주한 미군 운영비용의 절반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또한 동아시아 전략의 커다란 밑그림과 관련이 있다. 미국은 단지 북한의 남침을 방어하는 역할만을 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중국을 저지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중국이 한국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보다 많은 정치적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또한 일본과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한 전진배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동맹은 또한 서태평양을 지배하려는 중국의 야욕을 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좋은 소식은 미 의회가 주한미군과 북핵을 거래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댄 설리번(공화, 알래스카) 상원의원은 주한미군의 철수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 관련된 협상 아이템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군의 해외배치는 전쟁을 막고, 중국과 같은 지배적인 지역 파워의 출현을 방지하고, 미 본토에 대한 위협을 최대한 억지하기 위한 글로벌 동맹전략의 일환이다. 주한미군의 규모와 성격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확실하게 포기하고 한국에 대한 위협을 중단할 때에만 다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주한미군이 김정은과의 거래에서 “게임의 졸”이 돼서는 안 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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