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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긴축에 흔들리는 증시, 안전지대는?

등록 2018.06.19 11: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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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4거래일간 3.8% 하락, 2300선

통신, 의류, 반도체, 호텔레저 등 주목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왼쪽부터)가 전 거래일보다 0.65포인트(-0.03%) 내린 2373.99 포인트로 출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0.70원 오른 1105.50원, 코스닥은 1.98포인트(0.24%) 오른 842.21 포인트. 2018.06.1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왼쪽부터)가 전 거래일보다 0.65포인트(-0.03%) 내린 2373.99 포인트로 출발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0.70원 오른 1105.50원, 코스닥은 1.98포인트(0.24%) 오른 842.21 포인트. 2018.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미중 무역 전쟁과 글로벌 통화 긴축 등의 이슈로 국내 증시가 2400선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박스권 하단까지 주저앉았다.

증권가에서는 미중이 무역갈등 완화와 달러 약세 전환 등 변곡점이 오기 전까지는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방어적 태도를 갖고,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과 환율 변동에 방어적인 통신주, 이익이 견조한 중국 관련주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19일 11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22포인트(0.98%) 내린 2353.0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 1.16% 하락하며 지난 12일부터 4거래일간 3.8% 조정을 거쳤다. 미국과 중앙은행의 엇갈린 정책 행보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환율은 전날 7.1원 오른 1104원으로 7개월 만에 1100선을 넘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결정을 내리며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유럽중앙은행(ECB) 결정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은 자산매입 축소보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 연기의 해석에 방점을 찍으며 비둘기파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최근 가열되고 있는 유렵 경기 정점론에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신흥국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화됐고, 국내 증시 조정의 빌미로 이어졌다"며 "2분기 들어 수출액 증가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연준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금융시장에서 우려점으로 제기됐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론적으로 코스피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닿은 만큼 반등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케이프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청산가치에 해당하는 12개월 주가순자산배수(PBR) 1.0배는 2305선이며, 박스권(2011~2016년) 중 통상적 저점에 해당하는 1.05배는 2420선이다.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가 발생하는 경우를 배제하면 국내 증시는 이론적·경험적 저점에 도달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2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과 저평가된 종목들, 환율 변동에 방어적인 종목들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환시장을 보면 위안과 원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진정 조짐을 보이던 G2간 무역분쟁 격화가 추가 악재로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환 변동성이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6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일 이전 G2간 협상이 도출될 있는지가 1차적인 변곡점이 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분간 방어적인 스탠스를 취할 필요가 있다. 환 변동성 확대 시 방어적 성격을 보이는 통신주, 미국 소비 개선 및 베트남 의류 수출 증가 등 관련 펀더멘털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의류 업종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서는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될 조짐이 나타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은 4차 무역협상 스케줄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對)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더 이어질 수 있다. 대 중국 중간재 수출 영향이 큰 코스닥시장에 대한 접근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갈등 완화 조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방어적 성격을 띄며, 2~5월에 소외됐던 업종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음식료, 유틸리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윤영교 연구원은 "견조한 수출 흐름에 비해 반도체 효과에 대한 과도한 우려, 1분기 반도체 제외 실적에 대한 실망, 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상장사 실적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눈높이가 하향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실적 시즌으로 갈수록 국내 상장사 실적 흐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환율 급등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나, 환손실 가능성이 축소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투자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적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윤 연구원은 "중장기 업황 전망에 대한 시장 내 시각차가 분명한 선박(조선)을 제외할 경우 국내 수출 모멘텀은 견조한 것으로 판단되며, 2~3분기 상장사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 높다"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을 우선적으로 저점 매수를 권고한다. 반도체, 에너지, 화학, 소매(유통), 호텔/레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의 높아진 비중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26개 업종 중 18개, 즉 3분의 2가 넘는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됐다. 그러나 시장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대비 3.6% 하향되는데 그쳤다. 이는 반도체 업종 전망치가 소폭 상향되며 나머지 전망치 하향의 상당부분을 상쇄한데 따른 것이다.

오찬수 연구원은 "한국 증시 투자 환경이 다소 부정적이라면 기댈 수 있는 것은 시장 펀더멘털, 즉 이익일 것이나 문제는 한국 증시의 이익 전망 역시 다소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한국 증시 중 반도체 업종이 영업이익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졌다는 것은 증시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방어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최소한 이익 하향이 되고 있지 않는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통신업 혹은 여전히 이익이 견조한 중국 관련 업종, 즉 화장품, 호텔/레저, 미디어 등의 상대적 메리트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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