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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계속 오를텐데…가계빚 곳곳서 '위험 신호'

등록 2018.06.20 16: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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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상환 능력 취약 고위험가구, 127만1000가구…전년비 3만4000가구 증가

美금리 인상에 하반기 韓금리도 오를 전망…신용·자영업 대출 고공행진 '뇌관'

대출금리 계속 오를텐데…가계빚 곳곳서 '위험 신호'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대출금리 인상기에 놓인 가운데 가계부채를 둘러싼 위험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가계빚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졌으나 정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용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빚 상환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 수와 부채 규모도 지속 증가세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로 이미 국내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이 전망되고 있어 가계빚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8년 6월)'에 따르면 지난해 3월말 기준, 빚상환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는 약 34만6000가구로 전체 부채가구(127만1000가구)의 약 3.1%로 추정됐다. 이는 1년 전(31만2000가구) 보다 3만4000가구가 더 늘어난 것이다. 고위험가구의 금융부채 규모도 같은 기간 56조4000억원에서 57조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고위험가구는 소득중 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 비율(DTA)가 100%를 초과하는 가구로 빚 갚을 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뜻한다.

결국 금리가 오르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빚의 질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고서에서 한은이 고위험가구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금리 상승시 가계 채부상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가구 수와 부채 비중이 모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가 100bp(1bp=0.01%p)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3월 기준 3.1%에서 3.5%로 상승하고, 200bp 증가하면 4.2%로 올라 최대 1.1%p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100bp 오르면 고위험가구가 보유한 부채 비중도 기존 5.9%에서 7.5%로 확대되고, 200bp 인상시에는 9.3%로 상승해 최대 3.4%p 불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8년 6월)'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해 1분기 기준 전체 부채가구의 3.1%를 차지하는 고위험가구(34만6000가구)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금리 상승시 가계 채부상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출금리 상승시 고위험가구 수와 부채 비중이 모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8년 6월)'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해 1분기 기준 전체 부채가구의 3.1%를 차지하는 고위험가구(34만6000가구)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금리 상승시 가계 채부상환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출금리 상승시 고위험가구 수와 부채 비중이 모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mail protected]


문제는 가계소득 증가율이 빚이 느는 속도보다 더딘 데에 있다.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4년 1분기 5.4%에서 올해 1분기 4.6%로 하락한 반면, 같은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6.2%에서 8.0%로 늘었다. 소득 부진은 가계빚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신용대출도 경계 대상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고, 주택담보대출보다도 금리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가계 신용대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모두 16조7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빠른 편이다. 지난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7.0%, 4분기 5.6%, 올 1분기 5.3%로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반면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9.5%에서 10.8%, 11.8%의 증가율로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누증된 상황에서 대출금리 상승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채무상환의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가계빚의 취약 고리로 지목되는 자영업자 대출도 심상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대출은 올 1분기말 803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0% 늘었는데,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대기업대출 증가율은 -5.0%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은 7.8%로 높게 나타났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5월말 기준 300조2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1000억원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위험한 이유는 대부분 경쟁이 심한 영세 업종에 몰려 있어 소득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올라가면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숙박, 음식점업, 도소매업, 부동산 임대업 등 경기 민감도가 높은 만큼 내수경기 침체가 나타나면 건전성 저하 위험이 크다"며 "금리 상승으로 자산건전성이 급속히 하락할 위험도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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