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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남쪽' 이나오 작곡가 "남북 이야기지만 순수한 사랑에 감동"

등록 2018.06.21 10:09:22수정 2018.06.21 15: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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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영화 원작...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29일 개막

이념보다 애틋한 멜로물...남북 화해무드속 주목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국경의 남쪽' 이나오 작곡가가 서울 중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6.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국경의 남쪽' 이나오 작곡가가 서울 중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6.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무대 작품에도 운명이 있다. 29일부터 7월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재연하는 뮤지컬 '국경의 남쪽'은 남북 화해 무드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1986년 남북 문화 교류를 위해 창단한 서울예술단의 작품이다. 분단과 탈북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풀어낸 동명 영화(2006)가 원작이다.

북한 만수예술단의 호른 연주자 '선호'와 그의 연인 연화가 평생 함께할 것을 약속하나, 선호의 가족이 남쪽으로 넘어오면서 이별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간 남북을 다룬 무대 장르는 주로 이념이 똬리를 틀었다.

 '국경의 남쪽'은 애틋한 멜로물로 차별화가 됐는데, 마치 현시점의 상황을 예상한 듯하다. 

2년 만에 돌아오는 '국경의 남쪽' 재연을 앞둔 작곡가 이나오(37)는 설레했다. "남북한 이야기지만 정치 이야기도 아니고 복잡한 이야기도 아니에요.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라 사회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관계를 조망하는 음악을 만드는데 신경을 썼죠"라고 돌아봤다.

'국경의 남쪽' 초연이 호평을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나는 여기, 너는 거기' 같은 주인공들의 아련함과 그리움, 먹먹함을 듬뿍 머금은 서정적인 넘버였다. 이 작곡가는 이번 재연에 선호의 내면을 톺아볼 수 있는 넘버를 추가했다고 귀띔했다. 

"여전히 관계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현재 사회적 분위기인 화해 같은 부분들이 선호라는 인물의 선택 그리고 그의 만남과 이별에 맞물리지 않을까 해요."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국경의 남쪽' 이나오 작곡가가 서울 중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6.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국경의 남쪽' 이나오 작곡가가 서울 중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6.19. [email protected]


 이 작곡가에 '국경의 남쪽'은 '순수한 기쁨'을 안겨준 작품이다. 작곡가로서 텍스트 작업을 병행하다 보면 머릿속 회로가 복잡해질 때가 있는데, '국경의 남쪽' 속 순수하고 예쁜 사랑으로 인해 '작품의 에센스'를 봤다고 했다. "그런 순수한 사랑을 바라보는 것이 음악 작업의 결에도 미쳤고, 곡에도 그런 영향이 배어 있다"고 웃었다.

예원중학교를 다니다 영국 왕립음악원 예비학교에서부터 피아노, 작곡을 공부한 이 작곡가는 클래식음악 중에서도 난해한 현대음악을 주로 공부했다. 그러다 가곡을 쓰게 됐고, 서사와 이야기 등 텍스트에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이야기에 갈증이 있더라고요. 이야기를 짜는 것이 재미있어 이런 상황을 놓지 못하는 거예요. 음악인들에게 악보는 구체적인 언어지만, 텍스트는 더 많은 분들에게 좀 더 직감적인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죠."
  
학교 스승도 "너는 뮤지컬을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원래 앤드루 로이드 웨버만 아는 수준이었죠"라고 웃었다. 이후 미국 뉴욕대에서 뮤지컬 작곡을 공부한 이 작곡가는 '콩칠팔 새삼륙' '포에틱'으로 창작뮤지컬계 기대주로 떠올랐다. 끊임없이 학업욕을 불태우기로 유명한 그는 현재 시나리오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모든 예술과 시스템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느끼고 있죠. 그걸 드러내는 여러 가지 포현의 방식이 있는 거죠."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국경의 남쪽' 이나오 작곡가가 서울 중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6.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국경의 남쪽' 이나오 작곡가가 서울 중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8.06.19. [email protected]


뮤지컬 '고스트'와 '빌리 엘리어트' 등의 번역과 윤색 등을 맡아 우리말 텍스트 작업에도 흥미를 느낀 이 작곡가는 "각색 작업을 진행 중인 작품이 있다"고 귀띔했다. "텍스트의 진지함을 파고드는 재미가 있죠"라고 즐거워했다.

이 작곡가가 무엇이든 깊숙이 들어가는 까닭은 "진심은 통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진심이 있으면 어떤 표현 방식이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강렬한 의지를 갖고 억지춘향식으로 밀어붙이는 소통은 아니다. "제 자신이 바라본 과정들이 소통을 만드는 것 같아요. 제가 만든 캐릭터, 노래와 저 스스로 소통이 되면, 관객들에게도 그것이 전달될 거라 믿어요."

한편 선호 역은 초연 배우 최정수와 신예 강상준이 연기한다. 선호의 첫 사랑 연화 역은 서울예술단 간판 김건혜와 송문선이다. 극작은 정영, 연출은 반능기가 맡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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