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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도심은 거대한 '붉은 광장'…주말 밤 축구 전야제

등록 2018.06.23 22: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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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부터 치킨·맥주 즐기며 축제 분위기

"스포츠 경기 확신 못해…오늘 좋은 결과 있길"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며 멕시코전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뭐 꼭 잘해야 응원하나요. 평소에 서울에서 밤에 다같이 모여 축제 분위기 느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있겠어요?" (직장인·김지영(27)씨)

 24일 0시(한국시간) 한국 축구대표팀과 멕시코의 경기를 앞둔 4시간 정도 앞둔 23일 오후 8시께부터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는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성별 불문에 나이 불문, 국적조차 다양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하나다. 자정부터 시작하는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서다.

 벌써 인파 500여명이 모인 서울 광장, 본격적인 경기를 보기는 아직 한참 이른 시간이지만 시민들은 돗자리를 깔고 앉고 누운채 가족·친구·연인들과 수다를 즐겼다.

 마치 한강공원에 놀러온 것처럼 널찍하게 자리를 펴놓고 컵라면 혹은 치킨·맥주를 펼친 채 먹기에 바쁜 사람들도 있었다. 축하공연을 하는 가수와 댄스팀들의 모습을 눈 앞 대형 스크린으로 보면서 이들은 마냥 여유로웠다. 글로벌 축제답게 외국인 축구팬들의 비율도 높았다.

 이순신 동상을 가운데 두고 모인 광화문 광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기고 있는 시민들은 케이팝 공연팀의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주중 내내 친구들과 벼르고 별러 오늘 일찍 와서 자리를 잡았다는 대학생 이성진(22)씨는 "공부에 치여 월드컵이 다가오는 것도 몰랐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경기를 기다리는 것도 설레고 최대한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응원을 나온 소감을 밝혔다.

 가족들을 데리고 나온 김모(45)씨는 "응원하러 나오면 사람에 치일 것 같았는데 막상 나오니 공간도 넉넉하고 다들 경기보다는 같이 즐기고 싶어 나온 분위기라 좋다"며 "아이들도 들뜬 게 느껴져서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광화문 도심은 거대한 '붉은 광장'…주말 밤 축구 전야제

온통 붉은 복장과 응원 도구로 꾸민 시민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다. 대부분의 응원단들은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악마 뿔 모양의 발광 머리띠를 착용했다. 더운 날씨 탓에 손에는 태극기 모양으로 접어 만든 부채들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4년에 한번 열리는 축제인 만큼 평소 야외에서 여름 밤을 즐기지 못하던 시민들도 기회를 잡아 경기를 즐기러 나왔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따로 친구들과 놀러나왔다는 주부 윤모(41)씨는 "사실 축구 자체에 대해서는 잘 아는 편이 아니지만, 오랜만에 친구들과 어울려 맥주도 마시고 밤에 나와 떠드니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며 "오늘 우리가 꼭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드컵 시작 전부터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지적이 많았지만, 축구팬들은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직장인 박모(30)씨는 "멕시코가 독일을 이긴 것처럼 사실 스포츠 경기라는 게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재밌는 게 아니겠는가. 그 재미를 즐기러 나왔다"며 "응원 나온 사람들의 목소리에 힘입어 오늘 꼭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열성 축구팬을 자처한 이모(42)씨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만큼 대표팀이 정신력이 강해져서 오늘 경기를 준비했을 거라 믿는다"며 "멕시코를 상대로 두 골 정도 넣어서 국민들한테 희망을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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