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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찍다' 노숙인 희망아카데미 올해도 '출사'

등록 2018.06.24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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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한강다리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희망아카데미 교육생. (사진 = 서울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한강다리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희망아카데미 교육생.  (사진 = 서울시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 청년시절 사업 부도로 많은 빚을 안게 됐다. 사람과의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등 금전적, 정신적으로 망가졌다. 스스로 사회와 나를 단절시키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거리노숙 중 겨울이 찾아와 배고픔과 추위와 싸우는 베짱이가 됐고, 사회로의 복귀는 점점 멀어져 갔다.

 어느날 시설 종사자의 추천으로 사진교육에 참여했다. 사진만 배울 생각이었다. 교육이 진행됨에 따라 사진에 대한 관심은 나도 모르게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었다. 직원들에 대한 경계도 점차 풀어졌다. 또한 사회에 대한 경계도 줄어갔다. 사진을 찍다보니 느꼈던 것보다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웠고, 어두운 느낌의 사진을 찍던 내가 어느새 밝은 느낌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지난해 대학교 사회복지과에 진학한 78년생 한모씨)

 서울시가 조세현 사진작가와 함께 전국 최초의 노숙인 사진전문학교인 '희망아카데미'를 2016년에 이어 3회째 진행한다. '희망아카데미'는 2012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초·중급 과정인 '희망프레임'을 발전시킨 심화과정이다. 노숙인들이 사진을 통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희망아카데미의 최종 목표다.

 올해 희망아카데미는 사회멘토단을 보다 확대해 교육생에게 소통하는 기회를 줘 사회복귀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준비했다. 사진기술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인문학 등 종합적 소양을 갖춰 자활을 할 수 있도록 내실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올해에는 마음치유학교장 혜민스님, 환경재단 최열대표, 피아니스트 노영심, 시인 김용택, 소설가 은희경 등 10여 명이 멘토단으로 참여해 순수 재능기부를 한다.

 최열대표는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는 강사로 나서고, 피아니스트 노영심은 올해도 음악과 문화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줄 예정이다.

 혜민스님은 작년에 이어 문화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김용택 시인은 올해도 자연과 사물을 순간포착하고  시로 표현하는 디카시(사진과 시를 결합한 예술) 수업을 진행하며 이외에도 소설가인 은희경작가, 환경재단 최열대표 등이 멘토 강의로 나서 희망아카데미의 질을 한층 높일 예정이다.

 희망아카데미 1·2기생 중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교육생에게는 홍보사진사 실습과정을 통해 사진을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서울시와 조세현의 희망프레임은 초·중급 과정인 희망프레임을 졸업했거나 일정 수준을 갖춘 노숙인을 대상으로 모집·심사를 거쳐 총 35명을 선발하여 25일 11시에 시민청에서 '희망아카데미' 3기 입학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시장과 희망아카데미의 학장인 조세현 작가 등이 참석해 노숙인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조세현 작가는 "희망아카데미가 3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여러 멘토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교육생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며 "사회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시면 이들에게 더욱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김인철 복지본부장은 "희망아카데미는 노숙인이 전문사진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자존감 향상과 사회적 인식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노숙인들의 사회복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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