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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사람]카츠노리 콘도 아소비모 CEO "리버스 ICO, 수수료 없는 콘텐츠 플랫폼 구축 첫걸음"

등록 2018.06.27 15: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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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게임개발사 아소비모 카츠노리 콘도 CEO 방한...뉴시스와 인터뷰

"아소비 코인, 발행과 동시에 유통...아소비 마켓서 게임·음원·서적·영화 구매 가능"

"DSS시스템으로 디지털 2차 유통(중고) 시장 구축...저작권자·이용자 모두 이익"

【서울=뉴시스】카츠노리 콘도 아소비모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강남구 롯데L7호텔에서 뉴시스와 만나 최근 발행을 결정한 아소비코인에 대해 설명했다. 2018.06.27 (사진 = 아소비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카츠노리 콘도 아소비모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강남구 롯데L7호텔에서 뉴시스와 만나 최근 발행을 결정한 아소비코인에 대해 설명했다. 2018.06.27 (사진 = 아소비모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구글과 애플이 앱 마켓에서 개발사에게 가져가는 30% 수수료를 없애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구글과 애플은 앱 개발사에게 제왕입니다. 개발사에게 직접 이익이 돌아가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일본 게임 개발사 아소비모의 카츠노리 콘도(Katsunori Kondo)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뉴시스와 만나 리버스 ICO(암호화폐 공개)를 하려는 이유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했다.

 아소비모는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회사지만 일본에서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중견 게임 개발사다. 아바벨온라인·토람온라인·이루나전기 등 다수의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개발했다. 게임 실제 이용자 수가 10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아소비모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암호화폐 '아소비코인(ASOBI COIN)'을 발행을 결정했다. 아소비 코인의 ICO는 총 3억개의 토큰을 발행하며, 엔화 기준으로 50억엔(약 509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올해 8월 말 '아소비마켓(ASOBI MARKET)'이라는 디지털 콘텐츠 보호 유통시스템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초기에는 자사 게임 내 아이템 거래만 가능하지만 차후에는 음원, 서적, 영화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목! 이 사람]카츠노리 콘도 아소비모 CEO "리버스 ICO, 수수료 없는 콘텐츠 플랫폼 구축 첫걸음"


 주식시장 상장 또는 벤처투자회사(VC)를 통해 자금을 모집한 회사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리버스 ICO'는 흔한 일은 아니다. 이에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리버스 ICO의 생생한 사례가 될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회사들도 ICO를 하려는 생각은 다들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회사는 ICO를 진행할 수 없어서 최근에는 주춤한 것도 사실입니다. 아소비모는 처음으로 일본 금융당국에 허가를 받았습니다. 저희가 좋은 선례를 남긴다면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길을 밟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은 보안성이 높고, 중간 거래자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필요하지 않아 새로운 결제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게임 개발사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아이템 거래에 활용한다는 구상은 많았지만, 이를 실제로 적용하는 사례는 아소비모가 처음이다.

 아소비모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 한 동기는 단순했다. 게임 내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불법 아이템 복제를 막을 수 있다는 기술적 신뢰 때문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아소비모는 일본 게임업계에서 아이템 복제를 통한 불법 거래가 가장 많은 회사 중 하나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상당수가 불법복제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회사 입장에서 손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보안을 강화하고, 불법 마켓을 차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됐습니다."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게임 개발사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내부의 반발도 많았다. 카츠노리 CEO는 임직원들 사이에 찬성과 반대가 7대3이었다고 말하면서 이로 인해 회사를 떠난 직원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개발자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에도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수수료 없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유 있는 투자 유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고민했습니다. 저희와 비슷한 규모의 회사가 일본에서 상장을 통해 모을 수 있는 자금은 평균적으로 7억엔입니다.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ICO를 통해 모을 수 있는 자금 규모가 30~40억엔으로 늘어났습니다. 저희가 가진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ICO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소비 코인은 발행과 동시에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 유통은 아소비모 게임 내에서 이뤄진다. 게임 사용자들은 아소비 코인을 현금대비 2배로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0엔을 구입하면 100아소비 코인을 얻을 수 있다.
 
 "아소비 코인은 다른 암호화폐들과 다르게 실제 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2배의 교환비율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통도 상당히 빠르게 정착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은 게임 내에서 소모성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지만, 8월 말 아소비 마켓이 공개되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는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아소비 코인이 유통되는 주요 창구인 아소비 마켓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분산형 시큐리티 시스템(DSS)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을 보장하고 이를 통한 보안성 높은 중고 유통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불법복제방지 시스템인 DRM이 복제를 완벽하게 보장하지는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우선, 콘텐츠 창작자의 소유권을 100%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합니다. 그다음에는 이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올해 8월 초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소비모가 디지털 중고 유통 시스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2차 콘텐츠 유통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소비모가 공개한 백서에 따르면 일본 내 디지털 유통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8조4156억엔이다. 이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1조2000억엔이 중고 시장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콘텐츠 플랫폼은 사용자가 처음 구매하면 재판매가 불가능합니다. 보통 한 작가의 작품을 보려면 전체를 구매해야 합니다. 아소비 마켓이 활성화되면 1권을 구매하고 재판매해 2권, 3권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저작권자 입장에서도 기존에는 재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재판매 과정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카츠노리 콘도 아소비모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강남구 롯데L7호텔에서 뉴시스와 만나 최근 발행을 결정한 아소비코인에 대해 설명했다. 2018.06.27 (사진 = 아소비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카츠노리 콘도 아소비모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강남구 롯데L7호텔에서 뉴시스와 만나 최근 발행을 결정한 아소비코인에 대해 설명했다. 2018.06.27 (사진 = 아소비모 제공) [email protected]


 아소비모는 아소비 마켓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안에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이를 확대해 구글과 애플이 독점하고 있는 유통 구조를 혁파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리버스 ICO가 블록체인의 기본정신인 탈중앙화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권력자는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입니다. 그들은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30%에 이르는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아소비모는 이 구조를 바꿔나가고 싶습니다."

 카츠노리 CEO는 최근 한국을 자주 방문해 게임 시장 동향과 아소비 코인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그는 "한국을 해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한국에 오면 불고기와 냉면을 너무 먹어서 살이 쪄서 고민"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아소비모는 아소비 코인을 다양한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거래소와 접촉을 하고 있지만 최근 해킹 사건으로 인해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아소비 코인이 바꿔나갈 혁신에 관심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솔직히 최근 공개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보면 '블록체인이 왜 필요하지?'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소비모가 공개한 프로젝트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 유통 혁명'을 보여준다는 비전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실제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암호화폐를 유통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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