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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에 지분 강탈' 광고사 대표, 배임 혐의 1심 유죄

등록 2018.06.29 11: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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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배임 인식한 걸로 보여…죄질 안 좋아"

"최순실 측 강요로 상황 몰린 점 감안" 선고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가 지난해 3월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3.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상규 컴투게더 대표가 지난해 3월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국정농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03.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최순실씨에게 광고회사 지분 강탈 압력을 받아 '국정농단 피해자'로 간주됐던 한상규(64) 컴투게더 대표가 20억원대 배임 혐의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문성)는 29일 한 대표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수 과정에서 피해회사 자산을 담보로 인수자금을 대출 받아 재산상 손해를 끼치고 사실상 피고인의 1인 회사인 컴투게더는 재산상 이득을 취한 점이 인정돼 죄질이 안 좋다"고 지적했다.

 또 "컴투게더는 당시 포스코와 1년 간의 직원들 고용 유지에 합의해놓고 구조조정을 공지하고 실제로 일부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며 "피해 회사 담보 제공으로 인한 위험 부담과 손해 가능성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배임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은 송성각씨 등의 강요가 있었고, 기존 투자자의 투자 포기로 갑작스럽게 대금을 충당해야 할 상황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또 배임 피해액을 일부 회복시켰고 이후 컴투게더가 대출금을 추가로 변제해 회복될 여지도 있어 보이는 점을 양형에 감안했다"고 선고했다.

 한 대표는 2015년 포레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포레카 예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을 인수대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컴투게더가 인수대상 기업인 포레카의 현금성 자산을 빼내는 방식으로 회사를 인수해 실질적으로 대금의 상당 부분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검찰이 파악한 배임 혐의액은 25억원이다.

 검찰은 포레카 전 직원 오모씨 등 2명이 지난해 3월 한 대표를 고소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한 대표 측은 재판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차은택씨 등이 '당신 명의로 인수해서 바로 넘겨라'고 하는 강요가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다 사라져서 어쩔 수 없었다"고 호소해왔다.

 포레카는 포스코가 100% 출자해서 만든 광고 계열사다. 2012년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자 매각이 추진됐다.

 컴투게더는 2015년 5월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최순실(62)씨와 최씨 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49)씨 등이 지분 강탈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후 검찰은 한 대표를 협박해 지분을 넘길 것을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적용해 최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영준)는 지난달 18일 차씨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다.

 최씨도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1심에서 포레카 강탈 강요 미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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