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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축구는 팀스포츠···즐라탄 버린 스웨덴, 24년만에 8강

등록 2018.07.04 01:38:24수정 2018.07.04 0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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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대표팀 복귀 원했지만 배제···조직력 중시한 팀 문화

끈끈한 수비로로 '이기는 축구'에 능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왜 아직도 이브라히모비치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야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이 한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자국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스웨덴은 세계적인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갤럭시)를 보유했지만 러시아월드컵에 데려오지 않았다. 유럽 지역예선을 뛰지 않았고 에이스 하나보다는 2년여 동안 호흡을 맞춘 선수들의 끈끈함에 더 무게를 둬 최종엔트리를 구성했다. 결과적으로 안데르손 감독의 결정은 대성공이다.

스웨덴은 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스위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간판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스웨덴은 최종 3위에 올랐던 1994 미국월드컵 이후 무려 24년 만에 8강에 안착했다. 유럽 지역예선에서 이탈리아를 따돌리고 본선에 온 것이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야네 안데르손 감독

야네 안데르손 감독

스웨덴은 월드컵 전부터 이브라히모비치 선발을 두고 시끄러웠다.이브라히모비치는 스웨덴 축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격수다. 195㎝의 큰 신장에도 머리와 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골을 넣은 기술이 탁월하다.

유벤투스, 인테르밀란, AC밀란(이상 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세계 최고의 클럽을 거친 이력만 봐도 그의 실력을 알 수 있다. A매치 116경기에서 62골을 기록했다.

에밀 포르스베리 결승골

에밀 포르스베리 결승골

그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이 당연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안데르손 감독은 고민 끝에 그를 배제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16년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적잖은 나이에 소속팀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

그러나 스웨덴이 이탈리아와의 지역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자 마음이 바뀌었다. 2002 한일월드컵, 2006 독일월드컵을 경험한 그는 이번 월드컵 개막 3개월여를 앞두고 대표팀에 복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초점]축구는 팀스포츠···즐라탄 버린 스웨덴, 24년만에 8강

이브라히모비치는 "월드컵에서 뛸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복귀 의사를 드러냈고 그의 언론플레이에 지친 안데르손 감독은 "나에게 직접 연락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스웨덴 언론의 관심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대표팀보다 온통 이브라히모비치의 국가대표 복귀 여부로 쏠렸다.

무임승차 논란이 일었다.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수준급 공격수를 배제하는 게 맞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초점]축구는 팀스포츠···즐라탄 버린 스웨덴, 24년만에 8강

안데르손 감독은 신중을 기하며 고민을 거듭하다가 이브라히모비치를 면담, 선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스웨덴 언론의 평가는 엇갈렸고 월드컵이 시작한 뒤에도 이는 계속 스웨덴 대표팀의 그림자로 남았다.

게다가 러시아월드컵 스폰서인 비자의 광고모델로 러시아를 찾은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을 향해 "내가 없기 때문에 상대에 부담을 주지 못할 것이다. 선수들이 그저 월드컵을 잘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볼멘소리를 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분위기를 흔들었다.

그러나 스웨덴은 디펜딩챔피언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만 패했을 뿐 F조 1위, 8강 진출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

이브라히모비치만 무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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