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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왜 글로벌 대세가 됐나

등록 2018.07.08 06: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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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로주행 탁월…기술개발로 승차감 연비↑

전세계적 인기에 국내외 업체들 신차 쏟아내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한 바 있는 '윌리스 MB 지프'가 오는 24일 인천 남동구 Jeep 매장에 전시된다. 사진은 엔진성능 등이 완벽하게 유지된 국내 유일의 윌리스 MB 지프. 2018.03.22 (사진=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제공)photo@newsis.com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한 바 있는 '윌리스 MB 지프'가 오는 24일 인천 남동구 Jeep 매장에 전시된다. 사진은 엔진성능 등이 완벽하게 유지된 국내 유일의 윌리스 MB 지프. 2018.03.22 (사진=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 경기도 일산에 사는 60대 여성 A씨는 최근 차를 바꾸며 현대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선택했다. 운전석이 높아 시야가 차량 주변상황을 좀 더 쉽게 보고 파악할 수 있는데다 소형이라 주차도 용이한 것은 물론 디자인, 승차감도 마음에 꼭 들었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다 주변에서도 자신을 좀 더 젊게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 서울에 사는 30대 사업가 B씨 역시 몇 개월 전 독일 수입차 브랜드의 대형 SUV를 구매했다. 이 브랜드의 세단은 '사장님차'로 느껴져 왠지 꺼려졌지만 SUV는 세단같은 올드함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가끔 교외에서 캠핑이나 서핑 등을 할 때도 활용하기 좋고, 아이가 생기면 좀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도 B씨가 대형 SUV를 선택한 이유다.

SUV가 대세다. 국내에서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SUV가 인기를 얻으면서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 브랜드들도 앞다퉈 SUV신차를 내놓고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분위기다.

SUV의 인기는 사실 세계적인 트렌드다. 유가가 하락하며 수년 전 미국에서 붐을 일으키기 시작한 SUV의 인기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연비와 승차감이 좋아지고, 디자인 역시 수려해지면서 세계의 소비자들이 세단이 아닌 SUV를 선택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이 탄생시킨 'SUV'

4륜구동 SUV는 사실 전쟁터에서 탄생한 차종이다.

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을 앞두고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군마와 모터사이클로 이뤄진 부대를 기계화하기 위해 차량회사들에게 군용차 개발을 지시했다. 독일의 차업체들은 기존의 2륜구동차량을 4륜구동 차량으로 바꾸는 등 군용차 개발에 나섰으며 1937년 메르세데스 벤츠의 'G5'가, 1940년 퀴벨바겐 82형이 각각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에서도 G5와 퀴벨바겐에 맞서 지프가 개발됐다. 지프라는 이름은 다용도(General Purpose)의 약자 GP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육군은 1940년 7월 군용 정찰 트럭 개발 공고를 하며 '4륜구동, 승차정원 3명, 최고속도 80km, 적재량 0.25t'의 차를 만들 것을 요청했고, 같은해 9월23일 밴텀사가, 11월13일 윌리스가, 11월23일 포드가 각각 개발한 지프를 내놨다. 하지만 밴텀은 대량생산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미 육군은 군용 정찰차를 윌리스 지프로 결정했다. 

1940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윌리스 지프는 2차 세계대전 동안 64만대나 생산되며 지휘관과 병사들을 태우고 비포장도로, 모래사막, 산을 오르내리며 정탐을 했다. 윌리스지프는 한국전쟁 당시에 한국에 들어와 다양한 용도로 활약을 했다.

군용차를 납품하던 업체들은 전쟁이 끝난 후 이들 차량을 개조해 일반인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군용차량을 개조한 것인 만큼 험로주행에 탁월한 성능을 보였지만 차량이 무겁고 차고가 높은 만큼 공기저항이 심해 연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인기↑…전세계로 번져

SUV의 인기는 미국시장에서부터 불어오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경기부진, 가계소득 감소, 유가 상승으로 고연비 세단의 비중이 컸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세단은 하향세를, SUV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저유가 기조와 지속적 경기회복세가 SUV인기의 원인이었다.

SUV, 왜 글로벌 대세가 됐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세단판매량은 2008년 676만9000대에서 2015년 752만4000대로 2.1% 감소한 반면 SUV와 CUV는 2008년 357만5000대에서 2015년 645만6000대로 15.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시장의 SUV 판매비중은 2015년 56%, 2016년 60%로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시장의 주력차종 역시 SUV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시장의 SUV 판매비중은 2010년 1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의 40%인 1000만대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SUV 열풍이 불면서 왜건이나 해치백 위주였던 유럽시장에서도 올해 SUV 점유율이 30% 이상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SUV 판매비중이 2012년 처음으로 20%를 돌파한 후 2016년 30%를 돌파, 2017년에는 35%까지 늘었다.

이 때문에 국산 완성차업체는 물론 수입차 업체들도 올 하반기에도 SUV 신차들을 쏟아낼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준중형 SUV 투싼과 스포티지의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최전선에 세울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 연말께 맥스크루즈의 후속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7인승 대형 SUV '코드명 LX2'도 선보일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가을  39년만에 완전 변경된 고성능 오프로더 G클래스(G바겐)을 내놓는다. BMW 역시 SUV 라인업인 X시리즈의 주요 모델을 대거 투입한다. 소형 SUV 모델인 뉴 X2를 비롯해 SAC 뉴 X4, 중형 SUV 뉴 X5가 국내에 출시된다.

볼보는 최근 소형SUV 모델 XC40을 출시했으며, 닛산은 SUV 모델 엑스트레일로 중형 시장을 겨냥한다. 지프 역시 준중형 컴패스와 중형 랭글러의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SUV의 인기 이유를 세단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공간, 기술발전으로 인한 편의·옵션 강화, 실용성 등으로 꼽는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소형 SUV,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넉넉한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중대형 SUV를 찾는 경향이 굳어지며 앞으로도 SUV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레저에 특화된 이미지에 세단 못지 않은 기술력까지 탑재되며 SUV의 인기가 전세계적 트렌드가 됐다"며 "SUV의 인기는 전 세계적  추세인 만큼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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