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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앞바다 전복 어선 선원들, 죽음의 순간 '형님 먼저'

등록 2018.07.09 06: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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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뉴시스】 = 8일 오후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에 남아있던 선원을 해경이 구조하고 있다.

【군산=뉴시스】 = 8일 오후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에 남아있던 선원을 해경이 구조하고 있다.

【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에서 선원들이 선배(연장자)를 먼저 챙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8일 오후 7시13분께(충돌 선박 교신 청취 시간)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동쪽 12㎞ 해상에서 7.93t급 새우잡이 어선과 118t급 예인선이 충돌해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어선은 전복됐으며, 선원 4명은 2시간18분 만에 해경에 구조됐고, 현장 선장 권모(56)씨는 실종된 상태로 해경의 수색작업을 계속되고 있다.

 해경 구조대는 "선체에 진입했을 때 선원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나이가 많은 선배 선원을 먼저 챙기는 가슴이 찡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해경 구조는 생존자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뒤집힌 어선으로 올라갔다.

 수차례 선체를 두드리기를 여러 번. 기적적으로 선내에서 생존자가 있음을 뜻하는 '네 번'의 두드림이 왔다.

 해경 구조대는 현장에 도착했음을 알리고 선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전복된 어선에서 쏟아진 그물이 선내로 진입하는 모든 입구를 막아버렸다.

 해경 구조대는 뒤집힌 배 위에서 일일이 그물을 끊어나가며 진입로를 확보했다.

 9시10분께 구조대가 진입로를 확보했지만, 선원 한 명이 통과하기도 어려운 좁은 통로였다.

【전주=뉴시스】김민수 기자 =전북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전복된 어선의 선원을 해경이 구조하고 있다

【전주=뉴시스】김민수 기자 =전북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전복된 어선의 선원을 해경이 구조하고 있다

김효철 순경은 산소통 여분을 준비하고 좁은 통로를 지나 가슴까지 바닷물이 차오른 선실에서 대기하던 선원들을 마주했다.

 김 순경은 "통로가 좁아 한 명씩 나가야 한다. 모두 책임지고 구조를 하겠다"고 전하고 구조에 나섰다.

 그리고 16분 후 첫 번째 생존자인 선원 이씨(59)가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선원 김씨(58)가 그리고 이씨(46)가 구조됐고 마지막으로 42분께 서씨(42)가 구조됐다.

 선원들이 위기의 순간에도 연장자를 배려했던 것이다.

 김 순경은 "구조 순서를 요청하자, 선원 모두가 연장자를 배려하였다"고 말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첫 번째 구조자 이씨가 저체온증을 호소했다. 해경은 구조된 선원 4명을 모두 육지 병원으로 후송 완료했다.

 한편 해경은 실종된 선장 권씨를 찾기 위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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