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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 종교 조각의 미의식을 찾아서...김세중미술관

등록 2018.07.10 15: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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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조각 100주년 앞두고 마련...29일까지 개최

김영호 교수 기획...김세중·최종태등 8명 40여점 전시

【서울=뉴시스】 김세중, 성모자상, 1967, 시멘트, 혜화동성당

【서울=뉴시스】 김세중, 성모자상, 1967, 시멘트, 혜화동성당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한국 근현대 조각사에서 가톨릭 종교조각이 갖는 미학적 가치는 종교적 신념과 주체적 예술의지 간의 융합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 효창원로 김세중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가톨릭 종교 조각'전을 기획한 김영호(중앙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미술평론가는 "서구에서 유입된 가톨릭 종교조각이 한국에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수용과 자기반성을 통해서 한국인의 미의식을 담으려 노력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가톨릭 종교 조각전은  한국 근대조각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 근현대조각의 미의식’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한국 근현대조각의 미의식’이라는 주제로 약 40여 점의 성심을 담은 조각들을 비롯하여 기념비적으로 설치된 야외조각들을 아름답게 기록한 사진·영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영성과 기도’의 대상으로서 종교미술을 넘어 ‘조형성과 미의식’에 기반해 토착화의 길을 걸어온 작가(8명)이 참여했다. 조각가 김세중, 최종태, 임송자, 이춘만, 최의순, 최봉자, 김미영, 장동호 작가의 종교적이면서 개성 넘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전시 지원'으로 마련됐다.

【서울=뉴시스】 최의순, 14처, 절두산성당

【서울=뉴시스】 최의순, 14처, 절두산성당

종교조각은 미술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뿌리 깊은 장르다. 이 가운데 한국 가톨릭종교조각은 한국 근대조각의 태동과 맥을 함께해 왔다.

 동경미술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한 윤승욱과 김종영은 가톨릭 신자였고 일찍이 종교조각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이들의 종교조각 작품들은 기록으로 존재할 뿐 원작들은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두 작가가 해방 후 설립된 대학의 교수직을 맡게 되면서 가톨릭종교조각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김세중, 최종태, 최의순, 임송자, 이춘만 등으로 이어지는 제자들은 한국 가톨릭종교조각의 다양한 주역들이다. 이들은 국토재건과 근대화의 열기 속에서 전국각지에 건립된 성당과 수도원 그리고 성지에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최봉자, 김미영 등의 유학파 수녀작가들과 요절한 장동호 등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가톨릭 종교조각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영호 평론가는 "그 이유는 창작과 비평에 있어 가톨릭종교조각의 가치를 ‘영성과 기도’에 종속시켜 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서구모델에 일방적으로 경도되고 모방하는 수준을 거의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뉴시스】 최종태, 예수상, 1987, 화강석, 명동성당

【서울=뉴시스】 최종태, 예수상, 1987, 화강석, 명동성당



 그래서 이번 전시는 한국 가톨릭종교조각의 의미를 확대해 독자적인 ‘조형성과 미의식’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서구로부터 유입된 가톨릭종교조각이 이 땅에 정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토착화의 성과에 대해 살펴보는 일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영호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에 소개된 여덟 작가의 작품에는 독자적인 조형성과 토착화를 위한 예술의지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종교조각으로서 ‘영성과 기도’를 위한 도구적 기능을 넘어 예술작품으로서 ‘조형성과 미의식’이 어떻게 확립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전시 관람의 포인트"라고 소개했다.

 ▲김세중의 작업에서 발견되는 절제된 형태와 조형적 완결성, ▲최종태의 작품이 지닌 간결하고 단순한 선의 사유, ▲최의순의 14처 부조에 나타나는 암묵적 도상과 물질의 섬세한 정신성, ▲임송자의 작품이 지닌 숭고한 사실주의 미학, ▲이춘만이 개발한 굵고 강한 형태미 ▲최봉자 수녀의 단순성과 친밀성에 근거한 소박성, ▲김미영 수녀의 실존적 영성미학의 표상, ▲장동호의 작품에 드러나는 투박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날카로운 정신성을 느껴볼수 있다.

  오는 29일까지 전시된 후 전시는 8월 3일부터 '기념인물조각'展으로 이어진다. 또 올 가을 개관하는 서소문역사박물관의 기획전 '한국 근현대조각의 미의식 II'로 계속된다. 관람은 무료.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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