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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의정부고 졸업사진 통제' 제보자 색출?

등록 2018.07.10 15: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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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의정부=뉴시스】이경환 기자 = 매년 졸업사진 촬영 시즌이 되면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모아온 의정부고등학교의 졸업사진 현장 통제 소식이 보도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뉴시스가 지난 6일 보도한 ''주제까지 심의?' 의정부고 졸업사진 현장 통제 소식에 반발' 기사에는 한 포털사이트 메인에 오르며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기사의 취지는 지난 2015년 전시회까지 개최한 의정부고등학교의 졸업사진 현장에 언론은 물론 학생들의 휴대폰까지 회수해 현장을 통제하고 촬영 주제까지 심의할 수 있다는 소식에 이 학교 출신 동문들이 학생들의 개성을 실현할 권리 등 경기도학생인권조례를 위반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네티즌들도 학생들의 창의력을 막는다는 의견을 앞세워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측의 대응을 지적하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한 네티즌은 "창의력 가득한 애들을 이렇게 통제하다가 5년이 지나서 취직할 때 갑자기 창의력을 발휘하라는 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학생들이 웃자고 하는 패러디를 어른들이 죽자고 달려드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의정부고등학교와 관련이 없는 네티즌들도 학생들의 창의력이 저하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반면 정작 의정부고등학교 교장은 취재진에 "기사 댓글로 머리가 아프다. 기사 좀 삭제해 주면 안 되겠느냐"며 자신의 안위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삭제를 거부하자 "기사에 나오는 '동문들이 떠들고 있다'는 표현만이라고 수정해 달라"며 간곡한(?) 부탁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졸업사진 현장 통제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여전히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총동문회 측은 자신들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취재진에게 "제보자가 누군지 알려 달라"는 웃지 못할 요구를 해오기도 했다. 이름도 밝히지 않은 총동문회 관계자는 "누가 제보를 했든 총동문회 의견도 묻지 않고 기사를 쓰면 안 된다"는 다소 황당한 입장을 취재진에게 밝히기도 했다.

 이들 누구도 학생들의 '창의력' 훼손이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총동문회 회장 역시 "기사가 잘못됐고, 뉴시스 측에 항의공문을 보냈으니 답변이나 해달라"며 학교 측의 현장통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총동문회 회장은 그러면서 "9일 열린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뉴시스 관련 기사가 거론됐는데 해당 문제를 제기한 인사가 자신의 의견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했지만, 해당 인사는 "전혀 그런 일이 없고 동창회장의 말이 황당할 뿐이다"고 전했다.

 학교의 발전과 학생들을 위한 목소리를 "동문들이 학생들을 통제한다고 떠들고 있다"고 치부한 교장의 입장표명처럼 학생들의 목소리가, 표현의 자유가 '떠드는 목소리'로 묵살될까 우려된다.

 '비판도 비난도 조롱도 패러디도, 그들의 몫, 책임 역시...그러니 자유를 보장해야'라는 댓글을 교장도, 총동문회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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