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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5개월만에 '사자>팔자'…주도권 '집주인' 손에

등록 2018.08.21 10:40:21수정 2018.08.28 09: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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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매매수급 지수 5개월만에 기준치(100) 돌파

전문가 "시장 초기과열 단계…추석 전까지 지속"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5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8.0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5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바라 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8.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 A씨는 최근 아파트를 매수하기로 결심하고 인근 부동산을 찾아다니고 있지만 번번이 허탕이다.
 
 '괜찮다' 싶으면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거나 집주인이 마음을 바꿔 매물을 회수해버리는 등 맘에 드는 매물이 귀하다. 가치 판단이 어려운 매물마저 부동산에서 '돈부터 넣으라'고 채근하는 통에 지쳐 빈손으로 돌아오기 일쑤다. 하지만 막상 집에 돌아와서는 연일 아파트값 상승 소식에 잠을 이루지 못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몇 주 새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단기간 급상승하자, 시장의 주도권이 집주인의 손에 넘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표로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그동안 주판알만 튕기던 수요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로 시중에 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수요만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자들의 '집단 흥분' 상태에서 시장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1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매매수급동향지수는 101.7를 기록해, 전주(98.5) 대비 3.2포인트 상승하며 기준치 '100'선을 넘어섰다. 매매수급동향 지수가 기준치를 돌파한 것은 올해 3월19일(101.4) 이래 5개월여 만이다.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아파트값을 움직이는 가장 주된 원인인 '수요-공급'의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다. 이 지수는 기준치를 '100'에 놓고, 0에 가까울수록 '공급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우위'로 시장 상황을 설명한다.

 서울에서 최근 5개월간은 아파트 매매시장 상황은 공급이 수요보다 다소 많았다. 서울의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지난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기준치 밑으로 내려간 이래 5월까지 하락세를 거듭하며 88.2포인트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이 커서 매매에 나서지 않고 있는 반면, 서울에서 잇따라 개발효재가 발표되면서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매매수급동향 지수가 기준치를 넘어섰다. 공급 대비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용산이 속한 '도심권'과 여의도가 속한 '서남권' 지역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도심권(종로·중·용산)은 117.0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게 조사됐으며, 이어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이 110.5로 뒤따랐다.

 또 서울의 동남권, 이른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도 지난 4월 이래 처음으로 100선을 돌파하며 102.9를 기록했다. 나머지 서북권(95.1), 동북권(91.7) 지역의 경우 아직 기준치를 밑돌고 있으나 7월 이후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어 조만간 수요 우위의 시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상황을 '비정상적'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 오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매물이 없고, 계약해지·파기되는 사태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된 것은 아닌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의 '공포'가 '집단 흥분'로 이어졌고, 결국 단기 집값 상승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번 불 붙은 투자 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 위원은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추석 정도까지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미디어랩장도 "수요가 몰리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어, 금리 인상이 예고된 11~12월 전까지는 급등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후에도 강보합 내지 보합 수준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정부가 내놓을 추가적인 대책은 변수다.

 박 위원은 "시장이 비이성적 과열 상황을 보이면 정부는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내기 마련"이라며 "빠르면 이달 중 투기지역 확대, 조정대상 지역 확대 등 추가적인 정부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주택 매수를 고민하는 사람은 함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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