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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P2P①]3조원 넘긴 P2P시장…잇따른 사건·사고, 신뢰도 '구멍가게'

등록 2018.07.16 1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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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누적대출액 3조6534억원…연말 4조5000억원 성장 전망도

평균 수익률 14.28% 제시…고수익 내걸고 투자자 끌어모아

사기·횡령·부도 등 사건 연이어…자정 노력할 협회도 두동강

(자료=크라우드연구소)

(자료=크라우드연구소)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대안금융'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P2P(개인 간 거래)금융 시장이 '아수라장' 형국이다.

제도 미비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노출되며 첨단 금융 플랫폼으로 정착도 되기전에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성장통속에 불확실성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이미 신뢰도가 '구멍가게' 수준으로 전락한 P2P 시장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P2P금융시장은 지난달 1497억원을 취급하며 총 3조6534억원의 누적대출액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현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말 4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2P업체들의 평균 수익률은 14.28%로 나타났다. 고수익을 내걸어 기존 금융기관 대신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커진 시장 만큼 소규모 업체들이 난립, 부실률과 연체율 등 문제가 불거지고 사기 정황이 드러나는 등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검찰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사기 등 혐의로 '아나리츠' 운영자 김모씨 등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투자금 1000억여원을 약속한 투자 용도에 쓰지 않고 주식을 사거나 선순위 투자자 수익금으로 지급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업계 3위 규모를 자랑하던 펀듀가 연체율이 90%에 육박해 한국P2P금융협회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이후 대표이사는 해외로 도피했다. 이외에도 '2시펀딩', '폴라리스펀딩', '더하이원펀딩' 등 부실 업체들의 대표 잠적 사례가 이어졌다.

 금감원 조사 결과에선 토지 담보권이 없으면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담보대출로 허위공시한 경우 담보로 설정한 토지 가치를 실제보다 과대평가해 공시한 경우 담보대출 투자자를 모집해놓고 대출실행 후 담보권 설정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부실대출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P2P 업체의 평균 임직원수는 10.5명에 불과한데다 중소형사의 경우 심사인력 수는 고작 1~3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PF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데도 대출이 정상적으로 실행돼 대출금 전액에 부실이 발생하는 사례도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업계를 대표해 자정작용 노력을 주도해야 할 협회도 쪼개졌다. 렌딧, 팝펀딩, 8퍼센트 등은 한국P2P금융협회를 탈퇴해 8, 9월께 정식 협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달 기존 협회와 방향이 맞지 않다며 분리를 선언한 바 있다. 부동산을 위주로 하는 업체들과 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업체들간 이견이 컸던 것이 원인이다.

건전성에 대한 경고등도 켜진 상태다. 특히 부동산 PF를 주로 취급하는 업체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P2P연계 대부업자 75곳을 조사한 결과 부동산 PF의 연체율은 5%, 부실률은 12.3%였다. 지난 5월 기준, 협회 회원사 중 연체율 상위를 기록한 이디움펀딩(35.41%), 스마트펀딩(28.96%) 등은 대체로 부동산 PF 취급 비중이 높은 곳들이다.

다만 이같은 연체·부실률에도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 상품의 대출 만기를 고려한다면 업력이 길지 않은 업계 특성상 연체율과 부실률이 낮아보이는 착시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다. 특히 신생 업체들이 연체율과 부실률을 0%라고 홍보하면서 영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중에는 대표가 투자자 돈을 갖고 잠적했던 업체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시를 허위로 하더라도 법 위반이 아니라 가이드라인 위반일 뿐 아니냐"며 "일부 업체들의 공시 투명성에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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