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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핫이슈]영국, '소프트 브렉시트' 둘러싼 내홍 격화

등록 2018.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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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4일 하원의 주간 총리질의응답(PMQ) 시간에 맞은편 노동당 제레미 코빈 당수를 마주보고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관련해 사방데서 공격 받는 안팍 곱사등이 처지다. 2018. 7. 4.

【런던=AP/뉴시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4일 하원의 주간 총리질의응답(PMQ) 시간에 맞은편 노동당 제레미 코빈 당수를 마주보고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 관련해 사방데서 공격 받는 안팍 곱사등이 처지다. 2018. 7. 4.

【서울=뉴시스】약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두고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집권 보수당 내 집안싸움이 격화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발을 담그며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브렉시트 백서'를 발간했다.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한 지 2년여 만에 최초로 내놓는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이다.

 98쪽에 달하는 백서에는 농산물 등 EU와 거래하는 모든 상품에 EU의 공통 규칙을 적용하고,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이후에도 지속적인 조화를 이루는 방안 등이 담겼다. 영국 법원에 EU의 판례를 고려한 판결을 내리도록 하고, 영국과 EU 시민이 양측 영토를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EU의 관세동맹과 단일시장 탈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분명히 하는 방향이다.

 영국 정부는 당초 지난달 말 EU 정상회의에 앞서 브렉시트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었으나 내각 내 의견 불일치로 일정을 미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6일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12시간 동안 이어진 각료회의 끝에 브렉시트 백서에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그러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과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스티븐 베이커 브렉시트부 차관이 사임하고 맨스필드 지역구 하원의원 벤 브래들리와 루이스 지역구 하원의원 마리아 콜필드 등 보수당 의원 2명이 당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는 등 보수당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하드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보수당 하원의원 모임인 유럽연구그룹(ERG)은 소프트 브렉시트안의 일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RG를 이끄는 제이컵 리스모그 보수당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은 영국에 나쁜 일"이라며 "메이 총리의 안으로 EU와 브렉시트 협상 토대를 닦는다면 나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브뤼셀=AP/뉴시스】지난해 3월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 독립당 관계자들이 유럽연합 탈퇴에 관한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을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를 전시해놓고 있는 모습. 2018.03.29

【브뤼셀=AP/뉴시스】지난해 3월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영국 독립당 관계자들이 유럽연합 탈퇴에 관한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을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를 전시해놓고 있는 모습. 2018.03.29

  ERG가 의회에서 대거 반대표를 던지면 정부가 추진하는 브렉시트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수당 중진 이안 던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과 보수당 내 주요 하드 브렉시트파로 분류되는 데이비드 존스 의원도 소프트 브렉시트안에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보수당 내에서는 정부가 브렉시트 과정을 전부 통제하면서 담당 부처를 따돌렸다면서 메이 총리가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재고하지 않으면 의원들의 줄사퇴 또는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 실시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반발에도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 고수 방침을 밝힌 메이 총리 정부는 일단 브렉시트 백서를 토대로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16일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 대표단을 만나는 도미니크 랍 신임 브렉시트부 장관은 "협상에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제 EU가 대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U는 지난 수개월 간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의 모호한 입장을 문제 삼으며 협상에 필요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EU와 영국은 오는 10월까지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의안은 유럽의회의 표결을 거치게 된다.

 바르니에 대표는 최근 "회원국 및 EU 의회의 지침에 비춰 영국 정부의 제안을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의 미셀 바르니에 브렉시트 협상 대표가 28일 EU측 브렉시트 협정 초안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120페이지의 문건을 들고 말하고 있다. 이 초안은 본격협상의 EU 측 지침이 된다. 2018. 2. 28.

【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의 미셀 바르니에 브렉시트 협상 대표가 28일 EU측 브렉시트 협정 초안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120페이지의 문건을 들고 말하고 있다. 이 초안은 본격협상의 EU 측 지침이 된다. 2018. 2. 28.

그러나 EU가 영국의 '체리 피킹’을 금지하는 만큼, 관세동맹에서는 빠져 나가면서 EU의 단일시장에 접근권은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는 영국의 입장을 두고 또 다른 갈등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U의 한 관계자는 가디언에 "영국의 상품 단일시장에 대한 제안은 EU의 규칙을 훼손하는 특별한 대우의 한 형태"라면서 "단일 시장에서 이러한 유연성을 허용한다면 건물 전체가 무너질 수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란에 부채질을 했다. 영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비판하며 "불행히도 미국과의 무역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가 향하고 있는 협상은 국민들이 투표한 것과 매우 다르다"며 "그것은 협상이 아니라 국민투표였다. 나는 지난 3일 동안 영국의 상황에 대해 듣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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