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강호현 "나를 아끼지 않겠다"···파리오페라발레 정단원 주목

등록 2018.07.15 17:12:09수정 2018.07.15 18:0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위치에 상관 없이 최선 다하는 발레리나 되고파"

강호현 "나를 아끼지 않겠다"···파리오페라발레 정단원 주목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발레리나 강호현(22)이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의 정단원이 됐다. 지난 1년 간 이 발레단에서 준단원으로 활약한 강호현은 이달 6일(현지시간) 입단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정단원으로 발탁됐다.

파리오페라발레에 정식 입단한 네 번째 한국 무용수다. 앞서 김용걸(45·2009년 퇴단·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최근 무용계 아카데미상 격인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무용수를 받은 박세은(29·제1무용수), 윤서후(19·정단원)가 입단 선배들이다. 

1669년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는 영국 로열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등과 함께 세계 발레계를 호령하고 있다.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전화를 받은 강호현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요"라면서 "오디션이 끝나서 후련해요. 지난 1년간 준단원으로 있으면서 대단한 곳인 걸 깨달았기 때문에 기쁜 마음보다 두려움이 앞서요"라고 말했다.

강호현은 처음부터 오디션에서 '1등을 해 정단원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었다. "결과에 상관없이 저를 다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강호현 "나를 아끼지 않겠다"···파리오페라발레 정단원 주목

그런데 오디션을 치르기 5일 전 점프를 하고 착지를 하다 오른 복숭아뼈에 통증이 생겼다. 오디션을 앞두고 긴장한 탓에 부상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그날 저녁 공연을 울면서 소화해냈다. 이후 걷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 병원을 오가다가 오디션 전날에서야 본격적으로 몸을 풀었다.

"지난 1년을 정신없이 보냈는데 제게 기회로 주어진 날은 오디션 당일 뿐이었거든요. 오디션을 제대로 못 보면 한국에 돌아가야 한다는 걱정이 많았어요."

힘들게 오디션을 통과한 그녀는 "도와준 분들이 많아서 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저 혼자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오디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에요. (박)세은 언니는 병원까지 함께 가줬고, (윤)서후도 도움을 많이 줬어요. 공연, 리허설 스케줄을 조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줬죠."

강호현은 예원예중, 서울예고, 한예종을 거쳤다. 지난해 조주현 한예종 무용원 실기과 교수가 '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초청 안무가 시리즈' 중 하나로 선보인 '동행'에 출연하는 등 주목받아왔다. 고운 선과 표현력, 단아한 외모로 주목 받았다.  

"파리오페라발레에서 발레를 새로 배우는 기분이에요. 이곳 만의 발레 스타일이 있는데, 발레가 더 재미있어졌어요. 제 폭이 더 넓어진 기분이죠."

강호현 "나를 아끼지 않겠다"···파리오페라발레 정단원 주목

파리오페라발레 입단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기회가 돼 큰 경험이 될 거 같아 준단원으로 온 거였어요. 그런데 정단원이 돼 아직도 얼떨떨해요."
 
9월부터 정단원으로 활약하게 된 강호현은 "에투알(최고 수석)이 되는 건 당연히 좋지만, 위치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무용수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하게 후회 없이 사는 사람들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발레리나로 은퇴할 때 지금까지 한 발레를 되돌아보면서 저를 아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좋겠어요. 발레에 푹 빠져 살았던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루 하루를 발레로 채우고 싶어요."

※사진 제공= 발레리노 김윤식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