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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결산⑤·끝]6대0에서 한골넣고 열광, 분루 펑펑···이것은 드라마

등록 2018.07.16 0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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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대표팀

파나마 대표팀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0-6으로 지고 있는 팀이 만회골을 넣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고된 패배에 대개들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한 파나마가 이러한 편견을 보란 듯 깨뜨렸다.

파나마는 지난달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G조 2차전을 치렀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존 스톤스에게 선제골을 헌납한 파나마는 전반에만 5골을 내줬다. 후반 17분에는 해리 케인(토트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 스코어는 0-6이 됐다.

후반 33분 주장 펠리페 발로이(무니시팔)가 한 골을 만회했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환호로 뒤덮였다. 선수들은 발로이에게 몰려들어 기쁨을 만끽했고, 에르난 다리오 고메스 감독은 두 손을 번쩍 들며 열광했다.

파나마 팬들은 역전이라도 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를 지켜보던 잉글랜드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누가 이기고 있는 팀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바추아이, 벨기에

바추아이, 벨기에

파나마는 북중미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2-1로 꺾고 1938년 국제축구연맹(FIFA) 가입 이래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발로이의 골은 월드컵에서 맛본 첫 득점이다. 이들에게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았다.

파나마는 벨기에, 잉글랜드, 튀니지에 모두 져 3연패로 첫 월드컵 나들이를 마쳤다. 선수들은 튀니지전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 모여 어깨를 걸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했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밟을 수 없는 월드컵 무대이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고메스 감독은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아니길 바란다”면서 미래를 기약했다.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나온 우루과이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눈물은 월드컵에 임하는 선수들의 비장함을 새삼 일깨웠다.

네이마르, 브라질

네이마르, 브라질

0-2로 끌려가던 우루과이는 후반 막판 프리킥마저 내줬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감안하면 우루과이가 승부를 뒤집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때 동료들과 프리킥 벽을 쌓은 히메네스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탈락을 직감한 듯한 그의 눈물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세계 최고를 노리던 네이마르(브라질)는 실력이 아닌 오버액션으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네이마르는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미겔 라윤(비야 레알)에게 발목을 밟히자 그라운드 위를 뒹굴었다. 심각한 고통을 호소할 수준의 반칙은 아니었지만 네이마르는 마치 큰 부상을 당한 듯 엄살을 멈추지 않았다.

 세계 축구팬들은 온갖 패러디 영상으로 네이마르의 돌출 행동을 비웃었다. 놀림감이 된 네이마르는 8강 탈락으로 또 한 번 체면을 구겼다.

히메네스, 우루과이

히메네스, 우루과이

동료의 득점에 신이 나 자신이 찬 공에 얼굴을 맞으면서도 웃어야 했던 미키 바추아이(도르트문트)의 '몸개그'도 러시아월드컵을 빛낸 이색 장면 중 하나로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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