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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 "최저임금 노동자와 소상공인 다툼, 가슴아픈 일"

등록 2018.07.17 09:5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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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저임금, 소상공인 처지 보호해왔나 돌아봐야"

"장관이 부처 업무 총괄하지만 국정 전반도 봐야" 일침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1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저임금 노동자는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고, 소상공인은 노동자로서 보호받지도 못하는 또 다른 약자"라며 "약자가 약자와 다툰다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한 뒤 "그런 일이 없도록 상가임대차 보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보호, 카드수수료 인하,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을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국회도 관련 입법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 총리는 "이렇게 제약된 상황에서도 정부는 최선 또는 차선의 길을 찾아 노력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라는 독립된 심의의결기구가 합법적 절차와 종합적 고려를 거쳐 내린 결정은 존중하고, 그에 따른 고통은 완화하는 길이다"고 최저임금 인상 연착륙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키우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대처할 일이고, 한편으로 그 경영부담은 임대차와 프랜차이즈 등 요인에서 더 많이 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소상공인들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경제의 모든 잘못이 마치 최저임금 인상이나 임차인 보호 때문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우리 경제는 노동자의 저임금과 혹사, 소상공인의 희생에 의지해 지탱하는 체제를 더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저임금과 과로, 소상공인의 취약한 처지를 오래 전부터 완화해 왔더라면 지금의 고통도 완화됐을 것이지만 사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소상공인 보호를 탓하기 전에 지금까지 노동자의 저임금과 과로를 얼마나 완화해 왔는가, 소상공인의 권익을 얼마나 보호해 왔던가를 되돌아보는 것이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안도현의 시 '연탄재' 중 한 구절인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를 인용해 언급했다. 이 총리는 "어젯밤 뒤척이며 이 시구를 떠올렸다"며 "저를 포함한 정부와 국회가, 대기업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한 번씩 물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07.1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07.17. [email protected]

   이 총리는 아울러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장관들에게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겠다. 장관은 부처의 장이지만, 동시에 국무위원"이라며 "부처의 장은 부처 업무를 총괄하고 책임지지만, 국무위원은 국정 전반을 보고 함께 책임지는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처의 업무를 대할 때도 국정 전체의 틀 안에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장관이 부처의 일을 최고로 잘 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최고의 국정이 되지는 못한다"며 "최고의 눈, 최고의 코, 최고의 입을 모아 놓는다고 최고의 미남 미녀가 되지는 못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히는 등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정부 정책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끝으로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국민 중 85.5%가 이번 주부터 8월 둘째 주 사이에 휴가를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며 "정부는 국민들께서 안전하게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최근 레저스포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번지점프나 암벽등반 등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고 있지만, 시설과 장비의 설치기준이나 안전규정은 이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관계부처는 미비점을 조속히 보완하되, 법령·규정 정비 전이라도 지자체와 협조해 현장에서 안전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점검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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