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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실종 아동 2명 30년만에 집으로 귀가

등록 2018.07.18 14: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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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1987년 3월 부모님과 함께 밀양에 있는 친척집에 제사를 지내러 갔다가 실종됐던 B(37·여·지적장애 1급)씨가 경찰의 노력으로 31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모녀가 극적으로 상봉하고 있다. 2018.07.18. (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 photo@newsis.com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1987년 3월 부모님과 함께 밀양에 있는 친척집에 제사를 지내러 갔다가 실종됐던 B(37·여·지적장애 1급)씨가 경찰의 노력으로 31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모녀가 극적으로 상봉하고 있다. 2018.07.18. (사진=경남지방경찰청 제공) [email protected]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지적장애로 어린시절 실종됐던 자녀 2명이 30년이 지나 경찰의 노력으로 다시 가족의 품에 안겼다.

경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지난 1986년과 1987년에 실종된 A(44·지적장애 2급)씨와 B(37·여·지적장애 1급)씨를 발견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18일 밝혔다.

실종 당시 열 두 살이었던 A씨는 1986년 9월 창원의 집에서 학교 운동회에 간다며 나간 후 실종됐다.

A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노숙자나 부랑아로 잡혀 간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생업을 포기한 채 수년간 전국의 아동보호 시설과 부랑자 시설을 찾아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죽기 전에 아들을 한번 보는 게 소원이다, 생사라도 알고 싶다"며 장기실종전담반 경찰관에게 눈물을 흘렸고, 노모의 안타까운 모정에 감동한 경찰관은 열정을 다해 찾으려 했으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마지막 희망으로 지난 1월 어머니의 DNA를 채취해 두 차례에 걸쳐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지난 6월말 서울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다른 이름으로 살고 있는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대신해 상봉한 누나는 40대 중년이 된 동생을 부둥켜 안고 "그동안 고생 많았다, 미안하다"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경찰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B씨는 지난 1987년 3월 부모님과 함께 밀양에 있는 친척집에 제사를 지내러 갔다가 집을 나간 후 깜쪽같이 사라졌다.

 당시 다섯살이었던 그는 지적장애 1급으로 말을 못했고,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했지만 찾지 못한 채 한 맺힌 세월을 살았다.

장기실종전담반 심성배 경사는 지난해 7월 사건을 인계 받은 후 신고자인 어머니를 찾기 위해 형제·가족, 요양원 등을 찾아나서 대구의 한 병원에서 힘들게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악화, 반 평생의 고통으로 "이제는 찾기 어렵다. 나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수고했고, 사건을 종결해 달라"며 희망의 끊을 놓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심 경사는 어머니를 설득해 DNA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한 끝에 경남의 한 지적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자신의 이름도 모른 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온 B씨를 발견해 가족의 품의로 되돌려 보냈다.

심 경사는 "비록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지금에서야 가족들과 만나게 되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게 된 것 같아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장기실종 사건의 경우 많은 시간이 지나 소재 추적의 어려움이 있지만 실종자와 가족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경찰청은 2016년 3월부터 장기실종전담반을 구성해 1년 이상 경과한 실종 아동 등(18세 미만 아동, 지적장애, 치매환자)에 대해 추적수사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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