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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날로 먹다" 수온 상승 비브리오패혈증 '주의'

등록 2018.07.19 06:00:00수정 2018.07.19 09: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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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 온도 18도 이상 상승…"8·9月 집중 발생"

당뇨·간질환 고위험군, 비브리오패혈증 '위험'

"85도 충분히 가열, 수돗물 3분 이상 씻어야"

【세종=뉴시스】비브리오패혈증 예방법. 2018.06.12.(그래픽 = 질병관리본부 제공)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비브리오패혈증 예방법. 2018.06.12.(그래픽 = 질병관리본부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경기 안양에 거주하는 장성헌(37)씨는 최근 회사 동료들과 횟집에서 회식을 했다. 장씨는 평소 자주 들르던 횟집에서 광어회를 비롯해 각종 어패류를 주문했다. 평소와 다르게 비릿한 느낌이 들었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동료들과 주문한 음식들을 나눠 먹었다.

 다음 날 장씨는 속이 미식거리고 설사와 구토에 시달렸다. 과음으로 속병이 난 거라 생각하고 병원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저녁 체온이 39도가 넘고, 극심한 복통과 수차례 구토를 하는 등 증세가 심해 병원 응급실 신세까지 져야 했다.

 병원 진단결과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탈수 증세가 심해 곧바로 입원해 수액과 항생제 치료받고 이틀 만에 퇴원했다. 

 진료를 받은 장씨는 “회식에 참석한 회사 동료들과 비슷한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며 “복통과 구토가 반복돼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비브리오균' 관련 질병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비브리오균은 물·바닷물에 살며 수온이 상승할 때 증식한다. 해수 온도가 섭씨 21도 이상일 때 3~4시간 만에 100만 배로 늘어난다. 비브리오패혈증균은 바닷물 온도가 18도 이상 상승하는 5~6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8~9월에 발병할 가능성이 높고, 10월 이후 소멸한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식중독을,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패혈증을 일으킨다. 비브리오균 공통 감염 경로는 어패류.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제대로 익혀 먹지 않으면 감염된다.

 장염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복통을 동반하는 설사,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호전된다. 설사와 구토가 극심한 경우 수액치료와 항생제를 투여하면 하루 이틀 사이 증상이 줄어든다. 

 사망률이 50%에 이르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위험하다. 잠복기인 20~48시간이 지나면 전신에 심각한 염증과 급성발열을 동반한다. 또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나고, 열이 난 뒤 36시간 안에 피부에 출혈성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저체온증과 호흡곤란 등도 발생한다. 간·당뇨 환자 등 만성질환자는 패혈성 쇼크가 올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월별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발생 현황에 따르면 6월 11명, 7월 24명, 8월 59명, 9월 106명으로 나타났다. 10월도 61명, 11월 3명, 12월 발생환자도 2명 집계됐다. 해당기간 비브리오패혈증으로 118명이 사망했다. 

 지난 3월 전라남도 여수 연안에서 올해 처음 비프리오 패혈증균이 검출된 이후 경남, 울산, 인천 바다에서도 연달아 확인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와 오는 10월31일까지 수산물 위·공판장, 유통·판매업소를 대상으로 지도·점검과 어패류 수거·검사 등을 실시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예방 수칙을 잘 지키면 피할 수 있다.

 비브리오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해야 하고, 조리할 땐 85도 이상으로 가열해 충분히 익혀야 한다. 날것으로 먹는다면 흐르는 수돗물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

 어패류나 해산물을 만질 땐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교차 오염을 피하려면 횟감용 도마와 칼은 따로 사용하고, 한번 사용한 도마와 칼은 열탕 소독을 해야 된다.

 또 만성질환자는 가능한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는 것으로 피하고 익혀 먹어야 한다.

 송화영 인천나은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은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바닷물에 접촉한 후 1~2주 이내에 급성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팔다리에 통증이 동반되는 부종, 수포, 괴사, 홍반 등이 나타난다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한 사람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간염, 간경화 등 간질환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당뇨 등이 있는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다"며 "비브리오패혈증을 막으려면 어패류를 생으로 섭취하지 말고 충분히 가열, 조리해서 먹고, 상처가 난 피부가 해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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