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금감원발 금융개혁충돌⑤]당국, 증권업 내부통제·신뢰회복 고삐

등록 2018.07.20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윤석헌, 삼성證 사태로 무너진 증권업계 신뢰 질타

9월까지 금융사 내부통제 혁신 TF 운영…내부고발도 활성화

'모험자본 활성화' 위한 증권업계의 적극적 역할 유도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1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07.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배당오류로 인한 대규모 허위주식 거래나 공매도 주식에 대한 결제불이행 사태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증권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여러분 모두 책임을 통감하실 것입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1일 증권업계 CEO와 상견례한 자리에서 증권업계의 무너진 신뢰를 질타하며 꺼낸 첫 화두는 철저한 내부통제다.

삼성증권의 112조원대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증권업 자체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와중에 '금융검찰' 금감원 수장으로 취임한 윤 원장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쓴소리였다.

삼성증권 사태의 근본 원인은 '눈 앞의 이익만을 좇는 금융인들의 근시안적 영업행태'(6월20일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 회의)에 있으며 '금융기관 임직원의 책임의식 및 조직문화가 여전히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게 현실'이라는 게 윤 원장의 인식이다

지난 9일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한 자리에서도 그는 "증권사 배당사고와 같이 금융사가 기본적인 내부통제를 준수하지 않아 금융사고로 이어지는 일 없도록 하겠다"며 증권업종에 대한 관리·감독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실제 삼성증권 사태가 유령주식을 매도한 직원 기소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만큼 증권업종에서의 '윤석헌표 금융개혁'은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달 20일 외부전문가로 구성돼 출범한 '금융사 내부통제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오는 9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TF를 통해 금융사 내부통제  사고와 관련한 제도상 미비점 개선과 임직원 내부통제 준수 강화 등을 위한 종합적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금융사 내부자신고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게 4분기 중 '금융권 내부자신고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 및 조사 절차도 개선키로 했다. 이에 더해 내년에는 금융사 감사부서 직원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경영감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신분을 보장하고 금융사 지배구조와 내부통제를 전담하는 전문검사역 제도도 신설한다.

고령층에 고위험 투자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등 투자자 성향에 맞지 않는 투자상품을 권유하는 불건전 영업행위에도 메스를 들이댄다. 이를 위해 연내 실시되는 전체 검사의 60% 이상을 영업행위 검사로 운영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가 고객재산을 차별적으로 운용하거나 펀드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도 점검 대상이다. 가령 관계인이 인수한 증권 매수나 시가대비 높은 가격으로 자산을 매수한 경우 등이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 배당 사고에 대해 특별점검한다고 밝힌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삼성증권 특별점검에 이어 전체 증권사와 유관기관 대상으로 주식 거래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조합 소속 직원들에게 1주당 1천원의 배당금 대신 1천주의 주식을 지급한 112조원 규모의 초대형 금융사고를 냈다. 2018.04.0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2018.04.09. [email protected]

전 금융권에서 판매 중인 특정금전신탁·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자보호 쟁점사항을 분석하고 오는 9월 중 일제점검도 실시한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기업대출에 대해서도 연대보증요구나 꺾기 금지 등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영업행위 규제를 도입한다. 동일한 펀드를 복수의 사모펀드로 발행하는 등 공모규제 회피행위도 집중검사한다.

윤석헌표 금융개혁이 증권업종에 채찍만 든 것은 아니다.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증권사 지원 기능 확충이라는 당근도 꺼내들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에 증권업의 모험자금을 공급함으로써 벤처창업생태계의 선순환 구조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게 윤 원장의 생각이다.

증권업계 CEO 간담회에서도 "대다수의 벤처·창업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투자은행이 성장 잠재력 높은 혁신기업에 모험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금융기능 중개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중개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계형 투자은행 기능' 확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창업초기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크라우드펀딩 중개 증권사의 발행기업 자문을 허용하고 중소기업특화 증권사 및 중소기업 증권 중개전문 증권사의 건전성 규제 등도 완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자산운용산업이 창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 규제를 대폭 완화·개선한다는 방침도 세워놓았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