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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국제선 지연 운항 5일 만에 정상화

등록 2018.07.20 11: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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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부족·노후 항공기·정비인력 부족…총체적 '결함'

그룹 재건과정서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줄로 이용됐단 지적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이 닷새째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항공기 3편 중 한편이 기내식 이 없는 '노밀' 상태로 운항된 것으로 알려진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로비 전시된 아시아나 항공 모형 기체가 보이고 있다. 2018.07.0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이 닷새째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항공기 3편 중 한편이 기내식 이 없는 '노밀' 상태로 운항된 것으로 알려진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로비 전시된 아시아나 항공 모형 기체가 보이고 있다. 2018.07.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기내식 대란'이 벌어졌던 아시아나항공이 잇따른 기체결함으로 국제선 지연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현재 닷새간 이어진 국제선 연쇄 지연 사태는 정상화됐지만 여객기 부족, 노후 항공기 같은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같은 지연 사태는 언제든 또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A350·A380, B777 등의 기체결함으로 인한 국제선 지연은 마무리된 상태다. 전날(19일) 오후 7시 인천에서 미국 시카고로 떠날 예정이었던 OZ236편은 12시간 지연된 20일 오전 7시 출발했다. 이후 추가 지연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연쇄지연은 지난 16일 A380 항공기가 연료 계통 문제를 일으킨 데 이어 17일 B777 기종의 오른쪽 엔진 센서에서 결함이 발생하는 등 잇달아 두 대의 기종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A380 6대를 보유 중인데 이중 한 대가 정비로 인해 운항에서 제외되면서 A380을 투입하는 다른 노선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B777 역시 정비 과정에서 동일 기종이 대체 투입돼 다른 노선 출발이 미뤄졌다.

결함이 발생한 여객기는 모두 정비가 완료돼 다시 운항에 투입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A380은 지난 18일, B777은 19일 모두 정비가 완료돼 운항에 투입됐다"며 "문제를 일으켰던 두 대의 여객기가 모두 정상운항돼 오늘부터는 지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8.07.0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8.07.08. [email protected]

하지만 당장 운항 정상화가 됐다고 해도 근본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이번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부족, 기단 노후화, 정비인력 부족 등이 빚어낸 총체적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70대 여객기를 76개 국제선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경쟁사인 대한항공이 139대 여객기, 110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하면 여객기 한 대의 노선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자연히 여객기 한 대만 공백이 생겨도 연쇄적인 운항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노후 항공기 문제도 꾸준히 지적돼왔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가운데 노후 항공기를 보유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노후항공기란 제작일자 기준 기령이 20년을 초과한 항공기를 의미한다.

지난해 10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공사별 노후항공기 비율이 아시아나항공은 22.9%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12.4%였다.

1990년대에 제작한 항공기 비율도 24.1%로 항공사 중 가장 높았다. 나머지 항공사들은 이스타항공(16.7%), 대한항공(14.3%), 티웨이항공(10.5%) 등이었다.

정비인력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해외 주재 정비사를 크게 줄였고 이로 인해 인력 부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숙련 정비사 대신 빈 자리를 인턴 등 저숙련 정비사들이 채우고 있는 정비사의 질도 문제다.

대규모 기내식 대란과 기체결함 문제가 잇달아 발생한 건 우연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무리하게 아시아나항공을 자금줄로 이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 기내식 공급업체를 중국 하이난그룹과의 합작회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로 바꾸면서 16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때문에 투자를 위해 무리하게 기내식 업체를 변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번 기체결함 문제 역시 최근 지속된 자금난 해결을 위해 무리하게 비용을 줄여가며 투자를 소홀히 한 탓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박 회장과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4차 촛불문화제를 20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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