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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올라 놀라"…중개사들, 강남아파트 '미스터리'

등록 2018.07.2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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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물·급매물 위주로 거래량 '꿈틀'

재건축·헬리오시티 입주 등 변수 있어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모습. 은마아파트는 오는 9일 재건축 설계 업체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2016.09.0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모습. 은마아파트는 오는 9일 재건축 설계 업체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2016.09.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2주 전부터 저가매물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고 봤는데 갑자기 매수문의가 늘고 호가가 올라서 놀랐다. 시장 분위기가 좋다” (잠실동 공인중개소 관계자)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사무소를 운영 중인 이준연 공인중개사는 26일 기자와 만나 “장미아파트 28평 기준으로 저가 매물들이 거래되고 있다. 실거래가가 12억7000만원에서 11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매물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잠실주공5단지는 (아파트 매매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지난 1월 수준의 호가를 찍고 있다”고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 집값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신고점을 다시 썼다. 2주 만에 실거래가가 2억원 가량 뛰었다. 은마 아파트 인근의 B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31평이 14억5000만~14억8000만원 정도였는데 1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올해 1~2월 16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니 최고가보다 3000만원 정도 오른 셈”이라고 했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 집값은 올해 1월 최고점을 찍었다가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둔 3~4월에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으며 1억~1억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송파구도 저가 매물이 하나둘씩 손바꿈을 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김세빈 공인중개사는 “올해 1~2월엔 엘스아파트 33평 기준으로 17억5000만원까지 가던 매물이 16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며 “지난 6월15일 이후 30개 정도 거래가 됐는데 대부분 16억원 미만으로 떨어진 중하위급 매물”이라고 했다. 잠실동 장미아파트 33평은 한 때 14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가 13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손바꿈을 한 아파트는 이러한 매물들이라는 게 김 중개사의 설명이다.

 강남의 집값 상승세는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강남 4구 아파트값은 모두 상승했다. 강남구(0.07%)가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구(0.05%), 강동구(0.04%), 서초구(0.01%)가 뒤를 이었다. 이들 4개구를 비롯한 강남 11개구의 매매가도 전주(0.08%)대비 상승폭(0.09%)이 커졌다. 잠실, 대치, 개포동에서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며 가격을 밀어 올렸다고 감정원측은 설명했다.

 암울하던 시장 분위기가 변화의 흐름을 탄 시기는 지난달 말 이후.  재정개혁특위의 보유세 개편안이 나온 시기를 전후해서다. 송파구의 이성원 공인중개사도 6월 말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느는 등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달 말까지만 해도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 내지 보합세를 면치 못했는데,  6월말께부터 낮은 가격의 매물들이 조금씩 거래되며 거래량이 늘었다”며 “6월말부터 7월까지 엘스아파트는 20건 이상, 리센츠아파트는 10~15건 정도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 강병구 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린 재정개혁특위 제2차 전체회의를 마친 후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설명하기 위해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2018.07.03.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 강병구 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린 재정개혁특위 제2차 전체회의를 마친 후 부동산 보유세 개편 권고안을 설명하기 위해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2018.07.03.   [email protected]

하지만  보유세가 시장분위기 반전의 원인인지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은마아파트 등으로 몰리고 있다는 진단도 내놓지만,  왜 지금인지도 여전히 미스터리다.  경제 성장률, 물가 등 이른바 시장 근본요인들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 제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적용,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비롯한 대형 악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꿈틀거리는 배경을 놓고 딱히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 배경을 둘러싼 진단이 엇갈리면서 이러한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세빈 공인중개사는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16억5000만원 이상 호가로 거래돼야 하는데  아직은 16억원 미만에서 거래가 멈췄다”며 “일시적 요인으로 거래된 것인지 계속 상승세를 탈 것인지는 8월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공인중개사는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1~2월에는 비싸서 포기하다가 가격이 내려와서 지금 나선 것”이라면서도 “이미 (낮은 가격 매물의) 매수가 이뤄졌기 때문에 거래가 (앞으로는) 주춤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남구 역삼동의 이환주 공인중개사는 신도시급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를 집값 상승의 걸림돌로 꼽았다. 그는 “9500세대가 헬리오시티에 입주하기 때문에 하반기 전세·매매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연말에 집값이 더 내려갈 거라고 보는 손님들이 많아 매매를 성사시키기가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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