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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기인 신한證 리서치센터장 "트럼프 11월 이후 패권전쟁 본격화 가능성 주시"

등록 2018.08.12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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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간선거 전 일시 타협 가능성 있지만 봉합됐다 속단 말아야"

"올 하반기 증시 전망치 2250~2700으로 100포인트 낮춰 발표 예정"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사에서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8.09.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사에서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이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분쟁에 그칠까. 패권전쟁까지 감행할까.
 
석 달 후인 11월이 되면 리서치 분야에 몸담은 지 30년을 맞는 양기인(56)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그는 지난 6일 이뤄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넘어 패권전쟁까지 나설지 여부를 증시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양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이르면 내달부터 중국과 타협하는 모습을 띨 가능성이 높지만 속단해선 안 된다"며 "11월 이후에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이후에도 중국을 계속 때리며 공세를 강화한다면 단순히 대중국 무역 적자를 줄이는 무역분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 기술, 통화, 군사력 등에서 중국의 구조적 성장을 확실하게 누르려는 패권전쟁에 나섰다고 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또 "미중 간의 갈등 국면은 서로의 피해가 치명적인 만큼 장기전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지배적이었지만 이는 미국의 힘을 너무 가벼이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패권전쟁까지 확전될 확률을 묻는 질문에는 미간을 찌푸리며 "절반이다"라고 힘없이 답했다. 지난해 증권업계에서 2018년 증시 전망치를 가장 먼저 내놓는 등 평소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증시를 전망하던 모습과는 달랐다.

그는 "트럼프의 트윗 몇 줄에 흔들리는 자본시장을 보면서 30년 리서치 분야에 있는 동안 지금처럼 큰 무력감을 느꼈던 적은 없었다"며 "현재 증시 전망은 예측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에 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양 센터장은 30년 리서치 '짬밥'으로 미중 간의 패권전쟁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데 심증이 간다고 점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성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 것"이라며 "미중 패권전쟁에서 승리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려는 목표와 함께 경기 흐름상 전략적으로도 패권전쟁에 나설 동기가 충분하다"라고 추론했다. 

양 센터장은 "경기라는 것은 사이클을 띠는 특성이 있는데 지금 미국의 경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정도임에 따라 내년 2분기면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중국과의 갈등을 통해 경기 속도 조절에 들어가야 2020년 대선 때까지 경기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처럼 미국 경기만 나홀로 좋은 적은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런 경기 자신감이 미국이 무역전쟁에 나선 강력한 뒷받침이 되고 있고 패권전쟁까지 나설 여지를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미국이 러시아, 일본 등에 패권전쟁을 감행한 것을 떠올리면 트럼프가 아닌 힐러리가 당선됐더라도 중국을 향한 패권다툼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라고 풀이했다.

그는 G2가 패권전쟁에 돌입하면 한국 경제에는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패권전쟁을 감행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가만히 있지 않고 맞대응에 나서면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전체 수출에서 대중 비중이 4분 1로 높은 수준인 한국은 중국이 기침하면 기절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양 센터장은 작년에 내놓은 올해 코스피 고점 전망치 2800은 미국의 경기 호조세가 글로벌로 확산될 것을 전제로 내놓은 수치라며, 올해 하반기 증시 전망치를 미중 무역갈등 변수 등을 반영해 2250~2700으로 100포인트가량 낮춰 발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증시에 대해서는 미중이 패권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2350~2800 범위에서 상저하고 흐름을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증시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9~11월 증시는 6~8월보다 나을 것"이라며 "지금 잔잔하게 움직일 때 매수하고 만약 미국이 패권전쟁을 벌일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중간선거 전에 매도하는 전략으로 대응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센터장은 또 "과거와 같이 '매수' 혹은 '유지' 전략을 쓰기에는 한국의 모든 산업이 성장 국면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거보다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아울러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이용해 글로벌 증시에 패시브 방식으로 투자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철저히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장기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테마주 유혹에 빠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양 센터장은 "성공한 개인 투자자들을 보면 테마주에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테마주는 언제 떨어질지 알 수 없고 작전을 붙이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테마주로 돈을 번들 무슨 소용이 있냐"며 "9번을 벌어도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는 구승완패(九勝完敗)가 다반사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거품을 따라가지 말고 투자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 양기인 센터장은?

동국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8년 11월 SK경제연구소(산업조사실)에서 리서치 분야에 발을 내디뎠고, SK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본격 리서치 업무를 시작했다. 중간에 한화증권에서 철강금속·유틸리티를 연구원을 하다가 2002년에는 당시 최고의 증권사였던 대우증권으로 둥지를 옮겼고, 리서치센터장(2009년 6월~2011년 5월)까지 올랐다. 신한금융투자에서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리서치센터장으로 역임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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