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특급 씨수말들, 신화적 폭염 속 '억' 소리 나는 여름나기

등록 2018.08.12 17:52:0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원목 마방에서 대형 선풍기로 더위 날리는 씨수말 '메니피'

원목 마방에서 대형 선풍기로 더위 날리는 씨수말 '메니피'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한국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한 지 111년 만에 신화적인 폭염이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사람도 힘들지만, 가축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마7 인3'이라 불릴 정도로 말의 중요성이 큰 경마를 주관하는 한국마사회 역시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내 경마 수준 향상과 말산업 육성의 근간인 씨수말들이 행여 탈이라도 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렛츠런팜 제주에서 키우는 명마 '메니피' 등 씨수말 8마리의 여름나기를 소개했다.

경마는 '혈통 스포츠'다. 한 마디로 혈통 좋은 말이 그렇지 않은 말보다 더 잘 달린다. 결국 명마의 맥을 이어갈 좋은 유전자를 가진 씨수말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메니피는 '파워블레이드' '디바이드윈드' 등 자마가 올 상반기 획득한 상금만 약 39억원에 달한다. 우수한 명마를 자녀로 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손자·녀 이후에도 명마를 탄생시킬 가능성이 큰 최강 씨수마답게 몸값이 100억원대로 평가되지만, 사실상 '부르는 것이 값'이다.

샤워를 즐기는 씨수말 '포리스트캠프'

샤워를 즐기는 씨수말 '포리스트캠프'


씨수말은 최상급 대우를 받는다.

'마방' 품격부터 다르다. 일반 경주마가 시멘트로 만들어진 마방에서 산다면 씨수말은 최고급 원목 마방에서 산다. 크기도 7~8평 정도로 일반 경주마 마방보다 두 배 정도 크다. 사람으로 치면 5성급 호텔에서도 국가원수급이나 묵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여름이면 곳곳에 설치된 대형 선풍기가 쉴 새 없이 시원한 바람을 뿌린다.

경력 20년이 넘는 씨수말 전담 관리사가 관리하고, 수의사가 한 달에 두 번 건강 체크를 할 뿐만 아니라 24시간 보호한다. 특히 자마 성적마저 좋은 특급 씨수말에게는 전담 수의사가 배치된다. 정해진 운동 스케줄에 따라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등 체력 관리도 빠뜨리지 않는다. 

 씨수말은 2000평가량 되는 전용 초지를 배정받아 다른 말의 방해 없이 드넓은 초원을 자유롭게 노닌다. 작렬하는 여름 태양을 피해 시원한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커다란 나무도 식재됐다. 운동한 뒤에는 체열이 빨리 식을 수 있도록 샤워와 얼음 마사지가 제공된다. 

말은 피부에 땀샘이 거의 없는 개와 고양이와 달리 사람처럼 몸에서 땀을 흘린다. 충분한 물 섭취와 함께 식단 조절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홍삼·마늘·비타민·오메가3 등 영양분이 듬뿍 담긴 여름 대비 영양식이 하루 세끼 제공된다. 미국산 토끼풀 '알파파'를 압축해 만든 수입 간식도 먹여 무더위 속 입맛을 살린다. 하루 총 식비는 12만원 정도다. 일반 경주마 식사와 천양지차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