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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린킨파크' 마이크 시노다, 죽음-트라우마-희망의 록

등록 2018.08.12 15: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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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린킨파크' 마이크 시노다, 죽음-트라우마-희망의 록

【인천=뉴시스】 이재훈 기자 = "아니, 내게 답은 없어. 하지만 내겐 믿음이 있어."(No, I don't have the answers. But I do have the faith)

미국 하이브리드 록 밴드 '린킨 파크'의 마이크 시노다(41)가 워너뮤직을 통해 내놓은 첫 솔로 앨범 '포스트 트라우마틱'의 반전은 8번째 트랙 '크로싱 어 라인'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선을 넘어야 한다"고 노래하는 이 곡은 다소 음울한 앞 트랙들보다 좀 밝다. 극복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희망이 배어 있다.

작년 정규 7집 '원 모어 라이트' 이후 두 달 만인 지난해 7월 친구이자 음악 동료인 린킨파크의 보컬 체스터 베닝턴(1976~2017)이 사망하면서 한동안 절망에 빠져 있었던 시노다다.

 '포스트 트라우마틱'을 작업하면서 아트 테라피를 경험했다. '포트 마이너'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병행왔지만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솔로 앨범은 이번이 처음으로, 좀 더 개인적이고 내밀하다.

11일 '2018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만난 시노다는 "'포스트 트라우마틱'의 기반이 된 곡은 체스터가 사망한 후 몇 주 뒤부터 작업한 것들"이라면서 "마음을 먹고 작업한 앨범이 아니라 아트테라피처럼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체스터 베닝턴(왼쪽), 마이크 시노다

체스터 베닝턴(왼쪽), 마이크 시노다

"그때 작업한 모티브들이 확장돼 곡으로 만들어졌다. 피아노 뚜껑을 열고 작업한다든지, 여러 시도를 했다. 랩톱 컴퓨터에 들어 있는 기존에 스케치한 곡들도 실리고. 앨범에 게재한 곡 순서는 만들어진 시기대로다. 발생 순서대로 된(chronological) 것이다."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앨범 속 희망의 점층적 구성에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시노다는 이날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펼친 공연에서도 앨범 작업을 하면서 느낀 감정을 청중도 공유하기를 바랐다.
 
 "관객들이 슬픈 공연을 보지 않았으면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무거운 것을 다루더라도 삶에 대한 감사와 축하를 담고자 했다. 체스터의 죽음 이후 음악 작업을 해도 될까 생각을 했는데, 결국은 삶에 감사하고자 했다."

11일 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객석으로 뛰어드는 마이크 시노다

11일 밤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객석으로 뛰어드는 마이크 시노다

시노다는 이날 한국에서 처음 홀로 무대에 올랐다. 2011년 린킨파크 콘서트에서 베닝턴을 비롯한 멤버들과 함께 내한공연한 그는 객석과 제대로 소통했다.

"공연을 한 뒤 팬들을 만나는데, 힘과 용기를 얻어간다고 답해줄 때 가장 기쁘다. 체스터를 잃고 우우증을 겪은 팬들이 무대를 통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으면 한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줄 수 없다. 나는 상담사가 아니라 아티스트기 때문이다."
 
21세기를 대변하는 하이브리드 사운드의 상징인 린킨파크는 진보적인 사운드와 다양한 음악적 시도로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시노다는 이 팀의 핵심 멤버로 래퍼, 백업 보컬, 프로듀서를 겸한다. 솔로 활동에서도 실험은 멈추지 않는다. 음악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뽐내는 전방위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부터 앨범 커버 작업까지 직접했다.

밴드 '린킨파크' 마이크 시노다, 죽음-트라우마-희망의 록

이런 그는 세계적으로 '록'과 '록 페스티벌'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지적에 "음악은 장르로 구분하기보다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난 펑크 록만 들어', '난 이스트 코스트(미국 동부) 힙합만 들어'식의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음악을 듣는 양식과 형태가 많이 바뀌었다. 중요한 건 아티스트들을 정형화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번 앨범 수록곡 '러닝 프롬 마이 섀도'를 피처링한 '그랜드선'만 봐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친구다."

베닝턴의 사망 이후 린킨파크의 활동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시노다는 "우리는 아직 계획이 없다"면서 "계획이 정해지는대로 알릴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시아, 유럽, 미국 투어가 예정됐다"고 전했다. 어둠에서 빠져 나온 시노다는 더 넓은 빛의 스펙트럼을 받아들이기를 원했다.

"다른 아티스트와 작업하는 것에서도 마음이 열려 있다. 한국 아티스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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