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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은 '재난급 폭염'…충북 온열질환·가축·농작물·녹조 피해 심각

등록 2018.08.15 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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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일수·열대야·최고기온 등 폭염 기록 모조리 경신

온열질환 194명·가축 45만 마리 폐사·농작물 447㏊ 피해

대청호 문의수역 지난 8일부터 조류 경보 '관심 단계'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연일 기록적인 폭염에 농작물도 시름하고 있다. 2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천남동 국도변 밭에 심은 호박 잎사귀가 시들고 있다. 2018.07.25. ksw64@newsis.com

【제천=뉴시스】강신욱 기자 = 연일 기록적인 폭염에 농작물도 시름하고 있다. 2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천남동 국도변 밭에 심은 호박 잎사귀가 시들고 있다. 2018.07.25.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낮 최고기온 35도 이상의 폭염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충북지역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충북도내 각 지자체가 살수 지원, 공사 중단 등 긴급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재난급'으로 분류되는 염제(炎帝, 중국 고대 불의 신)의 분노 앞에 사람과 가축, 과수 등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있다.

 15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충북지역에는 지난달 11일부터 폭염특보가 36일째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영동에 첫 폭염경보를 발령한 뒤 같은 달 15일 도내 전역으로 확대했다.

 폭염특보 중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 35도 이상이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33도 이상이면 폭염주의보다.

 사상 최악의 폭염은 이미 충북의 여름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청주 기준 폭염일수(실제 33도 이상 관측)는 35일, 폭염지속일수는 34일(보은 35일)로 종전 기록인 31일(2016년 청주)과 23일(1994년 청주)을 경신한 상태다.

 낮 최고기온은 지난 1일 정점을 찍었다. 충주의 수은주가 40도를 기록하며 극값을 경신했다.

 이날 단양 39.7도, 제천 39.4도, 괴산 39.1도, 증평 38.6도, 진천 38.5도, 청주 38.3도, 영동 38.2도, 음성 38.1도, 옥천 37.9도 등 보은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도 사상 최고기온을 찍었다. 보은은 지난 13일 38도로 최고값을 세웠다.

 일 최저기온은 지난 3일 청주에서 관측됐다. 이날 밤 사이 수은주가 28.9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며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밤을 기록했다.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은 청주에서만 총 33회가 관측됐다.

 열대야 기록이 공식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값이었던 2013년 30회를 3일 넘어선 수치다. 청주지역 열대야 연속 관측일수도 26일로 2016년의 10일을 넘어선 지 오래다.

【서울=뉴시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25일 충북 음성 육계농장을 방문해 폭염 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은 육계농장 모습.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폭염으로 7.25일 09시 현재, 가축 2,177천마리가 폐사하는 등 119억원 규모(추정보험금 기준)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8.07.25.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25일 충북 음성 육계농장을 방문해 폭염 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사진은 육계농장 모습.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폭염으로 7.25일 09시 현재, 가축 2,177천마리가 폐사하는 등 119억원 규모(추정보험금 기준)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8.07.25.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email protected]


 1973년 공식 기상 관측을 넘어서 유사 이래 최악의 더위로 꼽히는 이번 폭염은 충북지역에 각종 피해를 불러왔다.

 이날까지 충북도에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총 194명으로 2017년 114명, 2016년 108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유형별로는 열탈진 120명, 열사병 44명, 열경련 13명, 열실신 12명, 기타 5명으로 집계됐다. 괴산과 음성에서는 온열질환 사망자가 1명씩 발생하기도 했다.

 가축은 무려 45만6814마리가 폐사했다. 닭 43만6995마리, 오리 1만9216마리, 돼지 594마리, 소 7마리, 염소 2마리가 불볕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지난해 19만8656마리 보다 25만8158마리(130%)나 늘어난 규모다.

 농작물 피해 면적도 447.1㏊로 불어났다. 일소(日燒, 햇빛 데임)와 열과(裂果, 과실 갈라짐)가 200.7㏊, 고사(枯死, 말라죽음)가 246.4㏊다.

 작물별로는 사과 188㏊, 복숭아 9.9㏊, 포도 2.8㏊가 일소·열과 피해를 입었다. 인삼 156.6㏊, 콩 16.2㏊, 옥수수 9.5㏊, 고추 7.1㏊ 등은 강한 햇빛 아래 말라 죽었다.

 지역별로는 사과 재배면적이 큰 충주가 총 96.7㏊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다.

【옥천=뉴시스】이성기 기자 =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대청호 수온이 크게 오르면서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와 대정리 일대 대청호에서 ‘빙어'가 떼죽음 당하고 있다. 10일 오전 옥천군과 지역 어민들이 폐사한 빙어를 수거하고 있다.2018.08.10(사진=옥천군 제공) photo@newsis.com

【옥천=뉴시스】이성기 기자 =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대청호 수온이 크게 오르면서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와 대정리 일대 대청호에서 ‘빙어'가 떼죽음 당하고 있다. 10일 오전 옥천군과 지역 어민들이 폐사한 빙어를 수거하고 있다.2018.08.10(사진=옥천군 제공) [email protected]


 지속된 폭염으로 수온이 크게 상승하면서 대청호에서는 빙어 떼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대정리 5㎞ 구간 대청호에서 4∼6㎝ 크기의 빙어 떼 600㎏ 이상이 사체로 발견됐다.

 표층 수온과 내부 수온이 각각 36도, 28도까지 치솟으면서 물속 용존산소량 부족으로 집단 폐사한 것이다. 빙어는 수온 12~18도의 다소 차가운 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조 피해도 심각하다. 도내 중남부 지역 식수원인 대청호 문의수역에는 지난 8일부터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특히, 옥천군 군북면 소옥천유역 추소리·이평리·환평리 구간과 보은군 회남면 판장리·조곡리·남대문리 구간의 피해가 크다.

 충북도 관계자는 "기상청 중기예보상 최소 8월25일까지 낮 최고기온 33도 이상의 폭염이 예보돼 있다"며 "각종 폭염 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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