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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곽시양, 그 곽시양?···마주치면 물러서게 될 듯한 살인마

등록 2018.08.16 0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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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시양

곽시양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여태까지 해왔던 역할과 많이 다르다. 진짜 무서운 악역을 꼭 해보고 싶었다."

부드러운 얼굴의 로맨티스트는 온데간데 없다. 배우 곽시양(31)이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에서 잔혹한 연쇄살인범이 됐다.

15일 개봉한 이 영화는 아파트단지 한가운데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목격자 '상훈'(이성민)과 범인이 서로를 목격하면서 시작되는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이다. 곽시양은 자신과 눈이 마주친 상훈을 끝까지 쫓는 연쇄살인범 '태호'를 연기했다.

곽시양은 배역을 위해 몸무게를 13㎏ 늘렸다. "현장 답사를 갔을 때 아파트가 굉장히 커보였다. 내가 영화에 등장했을 때 작아보이면 안 될 것 같았다. 위압감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감독에게 '최대한 살을 찌우겠다'고 한 뒤 하루에 5000㎉를 섭취했다. 처음엔 신나게 먹었는데 2주 정도 지나니 음식이 입에 물렸다. 다시 살을 빼기 위해 닭가슴살을 먹고 운동만 했다. 10㎏을 감량했는데 앞으로 3~4㎏는 더 빼야 될 것 같다. 하하."
이 곽시양, 그 곽시양?···마주치면 물러서게 될 듯한 살인마

태호는 상훈을 끝까지 쫓으며 잔혹한 살인을 계속 저지른다. 사람을 죽여도 아무런 죄의식을 못 느끼는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물이다.

"살인자 역할이다보니 연기하는 데 있어 공감하기 어려웠다. 이 역할을 준비할 때 '추격자'(2008) '숨바꼭질'(2013) 등 한국 스릴러 영화를 많이 봤다. 살인마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지 고민했다. '연쇄살인범'이라고 하면 그냥 나쁜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살인을 한 번 저지르려면 굉장히 계획적이어야 했다. 치밀함을 갖고서 살인을 저지른다. 그런 사실을 알고서 소름이 돋았다."

곽시양은 살인마 캐릭터를 자신 만의 색깔로 표현해냈다. 섬뜩한 광기가 드러나는 눈빛 연기가 기존의 이미지를 잊게 만든다.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관객들에게 '곽시양이 이런 역할도 소화할 수 있구나'라는 마음이 들게 하고 싶었다.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해주면 감사할 것 같다."
이 곽시양, 그 곽시양?···마주치면 물러서게 될 듯한 살인마

'목격자'는 스릴러 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한 작품이다. 살인범 태호의 정체가 극 초반부터 노출된다. 살인의 이유를 파헤치지도 않는다. 대신 상훈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든다. 그가 '살인사건의 목격자'라고 밝히는 순간 벌어질 일, 경찰이라는 공권력이 상훈의 가족을 보호해줄 수 있는지 등을 살피게 된다.

"우리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성인 것 같다. 남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현실적인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평범한 게 제일 무서운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캐릭터들처럼 평범한 인물이 태호다. 대사가 많으면 말로 풀어냈겠지만 태호 역할은 대사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눈빛·표정·행동 등에 더 많이 신경썼다."

연기는 힘들었지만 영화적으로 잘 표현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촬영하면서 어떻게 나올지 많이 궁금했다. 영화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긴장감이 있고 쫄깃쫄깃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이 곽시양, 그 곽시양?···마주치면 물러서게 될 듯한 살인마

모델 출신인 곽시양은 2014년 영화 '야간비행'으로 데뷔했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 '다 잘될 거야'(2015) '마녀보감'(2016) '끝에서 두번째 사랑'(2016) '시카고 타자기'(2017) '쌈, 마이웨이'(2017), 영화 '로봇, 소리'(2016) '굿바이 싱글'(2016) 등에 출연했다.

숱한 배우들 가운데 자신 만의 강점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아닐까 싶다. 라디오 DJ도 꼭 해보고 싶다"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곽시양은 "사람들에게 항상 '상남자'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데, 달달한 역할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 남자다운 역을 하고 싶다. 누아르 장르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이름 앞에 '역시'라는 수식어가 붙는 배우이고 싶다. '역시~'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더라도 '역시 곽시양'이라는 이야기를 꼭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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