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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더 살아서 해결할 것"…광복절, 세계와 연대한 '위안부 집회'

등록 2018.08.15 14: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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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수요집회 함께 개최

영화 '아이캔스피크' 실제모델 이용수 할머니 등 참석

북이라크 IS 학살 야지디 생존자 "혼자 아닌 것 알았다"

日 시민단체 "국민으로서 창피…일본 정부 사과해야"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을 들고 ‘함께 평화‘ , '공식사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1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을 들고  ‘함께 평화‘ , '공식사죄' 구호를 외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제가 200년 더 살아서 나중에 (먼저) 하늘로 간 할머니들한테 '여러분들과 함께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왔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해줄래요?" "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이용수 할머니의 물음에 시민들이 응답했다. 자신을 '역사의 산 증인'이라 소개한 이 할머니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통합해 출범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광복절인 15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6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를 열었다. 이날 연대집회는 1348차 정기 수요 시위도 겸해 열렸다.

 이들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과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이행을 통한 정의를 이제는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노예화' 범죄가 오늘날 ISIS(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의한 야지디 여성들의 '성노예화', 보코하람에 의한 나이지리아 여중생들에 대한 집단납치와 '성노예화'로 다시 반복되고 있다"며 "73년 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과 같은 고통으로 아파하는 모든 무력 분쟁지역 성폭력 생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이 땅의 모든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집회 참석자들은 평화비 건립 방해 행위 중단, 공식사죄와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 이행,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을 요구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을 들고 ‘함께 평화‘ , '공식사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1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 [email protected]

한낮 기온이 36도를 넘나든 무더운 날씨에도 주최측 추산 3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집회 신고 장소인 평화로에는 인파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경찰도 집회 참가 인원을 주최측과 비슷한 수치로 추산했다.

 갈색 모시 옷을 입은 채 연단에 오른 이용수 할머니는 "어제(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 기림비가 세워졌는데, 이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제가 왔다"며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세워졌다. 감사하다. 두번 다시 위안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200년을 살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 할머니와 함께 길원옥, 김경혜 할머니도 뙤얕볕에서 자리를 지켰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콩고와 우간다, 코소보, 이라크에서 온 전시성폭력 생존자와 이들을 돕는 운동가들도 직접 참석했다.

 북이라크의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생존자인 살와 클라프 라쇼(Salwa Khlaf Rasho)씨는 "한국에 와서 내가 혼자 있지 않다는 점을 배웠다. 할머니들도 혼자가 아니라고 전하고 싶다"며 "2014년 8월15일 IS 공격으로 모든 남성들이 학살되고 여성들은 끌려가서 폭행을 당한 야지디 학살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함께 평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1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제73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6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1348차 정기수요시위’ 참가자들이 평화로를 가득 메웠다. [email protected]

일본 시민사회단체도 집회에 참가해 연대발언을 이어갔다.

 후지모토 야스나리 환경인권평화포럼 공동대표는 "일본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침략 전쟁을 부정해왔다. 이런 사람을 총리로 선택한 일본 국민으로서 창피하다"며 "한국이 촛불항쟁으로 박근혜 정권을 타도시킨 것처럼 우리도 아베정권 퇴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재일한국청년동맹 안채향 활동가는 "한국인에 대한 혐오발언(Hate Speech), 증오범죄 등 직접적 폭력이 존재하는 일본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사과를 하고 피해자 유족에 배상을 해 '국가'로서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도 참석해 "일본정부 공식사죄", "함께 평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송양초등학교와 이화여자고등학교 학생들, 다국적 유학생들이 모인 희망래일 에레나 합창단의 공연도 이어졌다. 300명의 위안부 할머니의 얼굴이 담긴 피켓을 들고 파도를 타는 퍼포먼스도 이뤄졌다.

 한편 이날 서울 도심에서는 반일(反日) 집회도 잇따라 열렸다. 평화나비네트워크는 '2015 한일합의 무효 요구, 대학생 평화선언집회'를 열었다. 태평양전쟁유족회는 제3차 태평양 전쟁 희생자 유해봉환 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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