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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팔성 거짓말탐지기 조사하자"…뇌물 비망록 부인

등록 2018.08.17 11: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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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공개 후 법정서 첫 직접 진술

MB "이팔성, 내게 청탁할 위인 아냐"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1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뇌물 비망록'을 작성한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서 "차라리 이팔성을 여기(법정) 불러서 거짓말탐지기로 확인했음 좋겠다는 심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은 검찰이 이달 7일 공판에서 처음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이 전 회장 비망록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연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여기엔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인사청탁 및 금전공여를 둘러싼 경위, 당시의 심경 등이 날짜별로 소상히 담겨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월~2008년 4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나 산업은행 총재 임명 혹은 국회의원 공천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이 전 회장으로부터 19억6230만원, 2010년 12월~2011년 2월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 대가로 3억원 등 총 22억623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은 "이팔성은 저한테 그런 얘기할(인사 청탁) 위인도 아니다"라며 "그 사람이 그렇게 얘기했다면 나를 아는 사람은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했으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를 궁지로 몰기 위해서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한다"며 "나한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었는지는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3월7일 (비망록 내용 관련) 전화에 대해서도 저는 변호사가 전화기를 찾는데 찾을 필요도 없다, 그런 일이 없는데 뭘 찾느냐, 검찰이 찾아야지 왜 당신이 찾느냐고 했다"면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 전 회장 비망록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취임 후인 2008년 3월7일 당시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은 이 전 회장에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제안했고,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원했던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검찰 조사결과 이 전 회장은 같은 해 2월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 당선인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대선 전에 최선을 다해 자금 지원을 해드렸다"면서 "금융위원회 총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공천까지 의향이 있다"며 구체적인 인사 청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망록에는 그해 3월28일자로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적혀 있기도 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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