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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교량붕괴 희생자 장례식 열려…일부 유족 불참

등록 2018.08.19 01: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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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바=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모란디' 교량 붕괴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2018.8.19

【제노바=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모란디' 교량 붕괴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2018.8.19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 고속도로 '모란디' 교량 붕괴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18일(현지시간) 열렸다.

 AFP통신과 AP통신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가 18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한 가운데 희생자 19명의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미사에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주세페 콘테 총리도 참석했다. 수천명의 조문객들이 꽃과 사진으로 장식된 전시관을 찾아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희생자의 가족과 친지들은 장례식에서 19개의 관을 끌어안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지역 주민 눈치오 앵곤은 "나는 친구를 잃었지만 모든 희생자들을 위해 왔다"고 말했다.

 안젤로 바냐스코 추기경은 장례미사에서 "모란디 교량의 붕괴는 제노아의 심장을 관통했다"며 "깊은 상처가 남았다"고 슬픔을 표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4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희생자 중에는 칠레인 3명과 프랑스인 4명도 포함돼 있다. 무슬림 희생자도 2명이 있었다. '알라후 알크바르'(아랍어로 하나님은 위대하시다라는 뜻)라는 이슬람 찬송가가 나오자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더욱 숙연해졌다.

 AFP는 극우파가 권력을 잡고 외국인에 대한 공격이 늘고 있는 가톨릭 국가에서 이들의 죽음은 특히 가슴 아픈 것이었다"고 전했다.

 절반 이상의 희생자 가족들은 국가 장례를 거부했다. 한 희생자의 아버지는 "우리는 집에서 장례식을 치를 것"이라며 "내 아들은 이탈리아의 실패로 인한 사망자 목록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표시했다.

 국가 행사를 거부한 가족들은 이날 다른 장소에서 별도의 장례식을 치렀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무능과 태만으로 교량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며 분노감을 표시했다.

 한 참석자는 "이런 실수들은 여러번 반복되고 있다"며 "천사들이 하늘로 날아가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967년 완공된 모란디 교량은 지난 수십년 동안 서례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받아 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거대 인프라 기업인 아우토스트라드가 시설 유지관리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설계 결함과 부실 관리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장례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교량 붕괴는 받아들일 수 없는 비극"이라며 "엄정하게 책임 소재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도 최근에 이 다리를 여러번 건너본 적이 있다"며 "나는 우리 도로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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