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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D-1…설레는 마음에 벌써부터 '싱글벙글'

등록 2018.08.19 17: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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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동반가족으로 인산인해

北가족에게 줄 한가득 선물보따리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싱글벙글'

【속초=뉴시스】조명규 기자 =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 하루 전날인 19일 오후 민병현(85)옹이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이산가족 상봉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2018.08.19.  mkcho@newsis.com

【속초=뉴시스】조명규 기자 =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 하루 전날인 19일 오후 민병현(85)옹이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이산가족 상봉 접수를 기다리고 있다. 2018.08.19.  [email protected]

【속초·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성진 기자 = 68년 동안 그리워했던 가족들을 만나기까지 앞으로 하루.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는 남측 가족들의 모습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19일 속초 한화리조트 로비에서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이산가족 상봉 접수가 진행된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단 89명과 동반가족 108명과 통일부·대한적십자사 관계자, 자원봉사자, 내·외신 취재진까지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산가족들은 대부분 설레고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접수처로 향했다. 가족들은 '이민가방' 같은 대형 트렁크와 선물 보따리 등을 챙겨 하나둘 모였다.

 초코파이를 가방 가득 싸 온 가족들도 있는가 하면, 생필품 세트 등을 다량으로 준비한 가족들도 보였다. 가족들의 얼굴은 대체로 밝았다.

 조카를 만나는 이병주(90)씨는 "7남매 중 북녘에 있는 형제들은 다 세상을 떠서 형님의 아들하고 딸을 만나러 간다"며 "조카가 우리 형님 얼굴을 닮았을 텐데 나랑도 비슷하게 생겼을 것"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씨는 형님인 이관주(93)씨와 함께 상봉행사 참석을 위해 파란색 중절모까지 맞춰쓰고 왔다. 이관주씨의 아들 이세영(62)씨는 아버지와 삼촌을 위해 트렁크 가방에 선물을 가득 준비했다.

 조카와 매부를 만나는 김동선(92)씨는 "(운신이 어렵다는)여동생을 소식 물어봐야지. 우리 부모 형제들 언제 돌아가시고, 어디에 묻히고, 제사는 잘 지내드리고 있는지도 궁금하다"며 "선물은 옷 챙겼다. 겉옷도 챙기고 속옷도 챙기고, 옷이 귀하다 해서 선물로 많이 챙겼다"고 말했다.

 손주와 며느리를 만나는 백민준(92)씨는 "원래는 아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아들이 나보다 먼저 갔다"면서 "그래도 그 소식이라도 들은 게 어디냐"고 말했다.

【속초=뉴시스】조명규 기자 =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 하루 전날인 19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 사전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 2018.08.19.  mkcho@newsis.com

【속초=뉴시스】조명규 기자 =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 하루 전날인 19일 오후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 사전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 2018.08.19.  [email protected]

백씨는 그러면서 "마음이야 늘 젊지 뭐, 근데 내가 기억하는 건 젊었을 때의 이북이잖아. 어떻게 변했을지(궁금하다)"고 말했다.

 조봉임(88)씨는 휠체어를 이용할 만큼 거동이 편하지 않지만, "동생을 만난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조씨와 함께 속초에 온 조씨 며느리는 "평소에는 동생 얘기를 거의 잘 안 한다"며 "오늘은 동생분 얘기를 가장 많이 하신 날"이라고 전했다.

 아들과 만나는 이금섬(92·여)씨는 피난길에 내려오던 중 남편·아들과 생이별하고 딸 조옥순씨와 남게 됐다.이씨는 "(아들이)누구랑 컸는지 물어봐야지"라며 "영양제와 추우니까 점퍼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조카들과 상봉하는 이시득(96)씨는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었다. 이씨는 "아버지를 모시느라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트렁크 가방 2개와 작은 가방 2개에 속옷과 점퍼, 화장품, 양산 등 생필품 선물을 준비했다.

【속초=뉴시스】조명규 기자 =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 하루 전날인 19일 오후 양병용(89)옹이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이산가족 상봉 접수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2018.08.19.  mkcho@newsis.com

【속초=뉴시스】조명규 기자 = 이산가족 상봉단 방북 하루 전날인 19일 오후 양병용(89)옹이 강원 속초시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이산가족 상봉 접수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2018.08.19.  [email protected]

동생과 동생의 아내를 만나는 함성찬(93)씨는 방한복, 운동화, 비누, 양말, 남녀속옷, 초코파이, 사탕 등 선물을 네 보따리나 챙겼다.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함씨는 가족들의 생사확인에 "무슨 꿈인가 했다"고 말했다.

 함씨의 부인 김형애(75)씨는 선물 보따리를 보여주며, "시동생 줄 선물이다 오랜만에 생각지 못하게 만나게 됐는데 뭔들 안 주고 싶겠냐. (남편이 상봉 선정 소식 듣고) 말도 못하게 좋아했다"고 전했다.

 한편 남측 상봉단은 이날 숙소에서 방북교육과 건강검진 등을 받고, 다음 날인 20일 오전 8시30분께  버스를 타고 속초에서 고성을 거쳐 금강산 관광지구로 이동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북측과의 협의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버스에서 하차하지 않고 통행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봉단은 행사 첫날인 20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온정각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후 3시부터 단체상봉을 한다.

 북측에서는 185명이 참여한다. 남북 이산가족은 잠시 휴식을 가진 뒤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여해 함께 저녁을 먹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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