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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죽은 상권 살리는 비용, 2억원?

등록 2018.08.20 16: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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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죽은 상권 살리는 비용, 2억원?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SBS TV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인천 중구청으로부터 협찬금 2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협찬을 받고 소개한 곳은 인천 중구 신포시장 청년몰이다. 지난 6월 문을 열었기 때문에 '죽은 상권 살리기'라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이화여대 앞 삼거리꽃길, 충무로 필 스트리트, 공덕동 소담길, 해방촌 신흥시장, 성수동 뚝섬 골목 등지를 찾았다. 이들 장소에서는 돈을 받지 않았고, 인천 신포시장 편에서 처음 협찬금을 받았다고 한다.

비영리시민단체 'NPO 주민참여'는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고 비판한다. "상업 방송의 제작 비용은 방송국 자체 재원, 광고로 충당하고 있지 않느냐"며 "제작협찬금으로 세금 2억원을 방송국에 줬다"고 지적했다.

또 "4월6일 인천 중구청은 SBS 측에 1억원을 지급했고, 4월9일 인천 중구청과 SBS의 계약서가 작성됐다"며 "몇 천만원 짜리 부동산 계약 시에도 계약서 작성 후 일부 금액(5~10%)만 지급한다. 혈세인 2억원 중 1억원을 계약서도 없는 상황에서 지급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SBS는 그러나 "청년몰 취지와 프로그램 기획 의도가 부합했고, 협찬받는 과정에서 방송법 등을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TV프로그램 시청자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일부 맛집 탐방프로그램이 해당 음식점의 광고료를 받고 촬영한다는 것은 암암리에 알려진 사실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이번 행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청자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신뢰했다. 광고나 다름없는 식당 홍보프로그램이 아니라고 믿었다.

지자체는 홍보효과를 누렸고, 방송사는 수익을 챙겼으니 서로 '윈윈'했다는 식으로 넘길 사안이 아니다. 세금을 낸 인천시민과 불특정 다수 시청자, 이들은 무시해도 그만인 존재일 수 없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인천 중구청 내부용 비디오라면 몰라도.

문화스포츠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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