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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지났지만 한 핏줄…"기자 양반, 우리 정말 닮았죠?"

등록 2018.08.20 19: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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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통일돼서 같이 살게 해주라"

"오빠, 1분이라도 같이 살다 죽자"

"들어올 때 보니까 벌써 닮았더라"

"보자마자 내 동생인 줄 알았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혜도씨(86)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오른쪽)를 만나 부둥켜 울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혜도씨(86)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오른쪽)를 만나 부둥켜 울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email protected]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성진 기자 = 6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가족들은 세월이 바꿔놓은 형제·자매의 얼굴을 금세 찾았다.

 김병오(88)씨는 자신과 빼닮은 여동생 김순옥(81)씨를 금세 알아봤다. 순옥씨는 취재진을 향해 "기자 양반 우리 정말 닮았죠"라고 되물었다.

 순옥씨는 "오빠, 나 평양의과대학 졸업한 여의사야"라며 "평양에서 정말 존경받고 살고 있어, 가스도 매달 주고, 내가 전쟁 노병이라 정말 존경받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병오씨는 "여동생이 이렇게 잘 됐다니 정말 영광"이라며 "나는 고등학교 선생님 30년하고 교장으로 퇴직한 지 10년 됐다. 만나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었는데 정말 잘 됐다"고 답했다.

 순옥씨는 취재진을 향해 "얼른 통일돼서 같이 살게 해주라"며 "통일돼서 단 1분이라도 같이 살다 죽자 오빠"라고 말했다. 순옥씨는 그러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조정일(87)씨는 북측에 살고 있는 동생 조정환(68)씨 얼굴을 보더니 바로 눈물을 흘렸다.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인 조씨는 18살 고등학교 2학년 당시 어른들이 보름만 피난갔다 오면 괜찮다고 해서 내려왔다가 가족과 영영 헤어지게 됐다. 조씨는 "보름이라는 세월이 68년이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북측 가족이 사진을 꺼내 드니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다. 그는 사진을 이리저리 보더니 사진 속 동생 얼굴을 가리키면서 "나랑 닮았잖아"라고 말했다.

 조혜도(86·여)씨는 남측에 싸는 동생 조도재(75)씨와 함께 북측에 살고 있는 친언니 조순도(89)씨, 고모 조병주(86)씨, 외조카 백광훈(62)씨를 만났다.

 북측 고모 병주씨가 도재씨를 보며 "(얼굴을) 하나도 모르겠어"라고 하자, 도재씨는 "들어올 때 보니까 얼굴이 벌써 닮았더라"고 답했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함성찬(93)할아버지(오른쪽)가 북측의 동생 함동찬(79)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함성찬(93)할아버지(오른쪽)가 북측의 동생 함동찬(79)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email protected]

도재씨는 고모에게 "고모, 살아서 만나서 얼마나 좋아요"라며 "만날 줄 어떻게 알았겠어"라면서 계속 끌어안았다.

 조씨 남매는 어머니와 함께 해주 앞바다를 건너 이남하면서 가족들과 헤어졌다. 당시 조씨 8남매 중 3남매만 월남하고, 5남매는 북에 남게 됐다.

 함성찬(93)씨는 동생 함동찬(79)씨를 보자마자 한눈에 알아봤다. 함씨는 "딱 첫눈에 내 동생인 줄 알았어"라며 "어머니를 애가 쏙 빼다 박았어"라며 계속 손을 잡고 크게 웃었다.

 동생 동찬씨 역시 "나도 형인 줄 바로 알았습네다"라고 화답했다.
 
 함씨 형제는 강원도 철원군 출신으로 광복 후 나무뿌리를 캐 먹을 정도로 힘들게 살았다고 회고했다. 당시 아버지가 소련 고기잡이배 선원 모집을 보고 둘째, 셋째 동생을 데리고 나간 뒤 이별했다.

 함씨는 38선 인근에서 남북을 오가며 장사하다 홀로 월남하게 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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