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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3보] 봉화서 70대 엽총 난사…공무원 2명 사망, 1명 부상

등록 2018.08.21 15:42:23수정 2018.08.21 18: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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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들어'…면사무소 난입 직후 곧바로 발사

근무 중이던 공무원들, 피할 틈 없이 당해

물 문제로 인근 주민들과 갈등 빚다 범행

엽총은 '주소이전' 핑계 오전 파출소서 출고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21일 오전 9시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3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크게 다쳤다. 2018.08.21june@newsis.com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21일 오전 9시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3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크게 다쳤다. [email protected]

【봉화=뉴시스】김진호 박준 기자 = 경북 봉화군에서 물 문제로 갈등을 빚던 주민이 엽총을 발사해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주민 김모(77)씨가 소천면사무소 1층 민원실에 난입해 엽총 4발을 발사했다.

현장에 있던 직원 손모(48·민원담당 행정6급) 계장과 이모(38·민원담당 행정8급)씨가 가슴 및 등을 관통하는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손 계장과 이씨는 닥터헬기를 이용, 안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전 모두 숨졌다.



앞서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15분께 소천면 한 암자에 침입해 평소 갈등일 빚어오던 스님에게도 엽총을 발사해 부상을 입혔다.

스님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김씨는 총기 난사 후 면사무소 직원들이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

범행에 사용된 엽총은 '주소 이전'을 핑계로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소천파출소에서 출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21일 오전 9시 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크게 다쳤다. 사진은 총알이 관통한 면사무소 창문. 2018.08.21 june@newsis.com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21일 오전 9시 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크게 다쳤다. 사진은 총알이 관통한 면사무소 창문. 2018.08.21 [email protected]

◇민원실 침입, '손들어' 외친 뒤 곧바로 난사

김씨는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소천파출소를 방문해 "주소를 이전하니 총기를 내달라"며 이곳에 보관 중이던 엽총을 출고했다.

엽총을 받아 든 김씨는 평소 물 문제로 갈등을 빚던 인근 암자로 가서 스님의 어깨를 쏴 부상을 입혔다.

김씨는 마을 이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지만 이장이 이를 회피하면서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해 면사무소로 향한 김씨는 1층 민원실 정문을 열고 들어간 후 '손들어'라고 외친 뒤 곧바로 손계장과 직원 이씨의 가슴을 향해 엽총을 발사했다.

연이어 4발을 발사했지만 현장에 있던 직원 4명이 김씨를 제압하면서 또다른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무실 반대편 유리창에는 총탄 2발이 관통하면서 지름 5~20㎝ 크기의 구멍이 뚫렸다.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범인이 면사무소까지 타고 온 그랜저 승용차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2018.08.21 june@newsis.com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범인이 면사무소까지 타고 온 그랜저 승용차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2018.08.21  [email protected]

당시 사무실에는 직원 17명 가운데 출장간 직원을 제외한 10여 명이 근무 중이었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직원은 "김씨가 '손들어'라고 외친 뒤 곧바로 손 계장의 가슴을 향해 총을 쐈다"며 "김씨와 말다툼은 없었다. 무작정 오자마자 쐈기에 엽총을 피할 틈이 없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공무원에 총기 난사는 왜?
  
김씨는 귀농 8년차로 아로니아 농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거주하는 임기역 인근 지역은 평소에도 물이 부족한 곳으로 간이상수도가 설치돼 있다.

당초 2가구가 있었지만 추후 2가구가 더 전입해 오면서 몇년 전부터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겪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21일 오전 9시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크게 다쳤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소천면사무소. 2018.08.21 june@newsis.com

【봉화=뉴시스】박준 기자 = 21일 오전 9시15분께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 70대 노인이 침입해 엽총을 발사, 공무원 2명이 숨지고 스님 1명이 크게 다쳤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소천면사무소. 2018.08.21  [email protected]

특히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물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했다.

김씨는 10여일 전 면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이같은 상수도 관련 민원 해결을 촉구했다.

당시 전화를 받고 면사무소 직원이 김씨 집을 방문해 이웃주민과의 합의점 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김씨는 그 뒤 한 차례 더 직접 면사무소를 방문했다.

앞서 15일 전에는 김씨가 평소 물 문제로 마찰을 빚던 인근 암자로 찾아가 스님에게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위협을 받은 스님은 곧바로 파출소에 신고, 담당 경찰관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상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이같은 과격한 행동을 말리던 이장에게도 불통이 튀었다.

 【봉화=뉴시스】김진호 기자 = 21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김태두 봉화경찰서 수사팀장이 이날 오전 발생한 '엽총 난사 공무원 사망'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2018.08.21 kjh9326@newsis.com

【봉화=뉴시스】김진호 기자 = 21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김태두 봉화경찰서 수사팀장이 이날 오전 발생한 '엽총 난사 공무원 사망'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2018.08.21  [email protected]

한 주민은 "김씨가 파출소에서 총기를 찾은 뒤 이장한테 만나자고 전화를 했지만 이장이 이를 회피하면서 화를 면했다"고 말했다.


◇총기 반출, 문제는 없었나

김씨는 보관 중이던 엽총을 인출하면서 명목상 당초 알려진 '유해조수 포획'이 아닌 '주소 이전'을 내세웠다.

경찰 관계자는 "총기 소유주가 현행법상 '유해조수 포획' 또는 '주소 이전'을 명목으로 영치돼 있던 총기의 인출을 요구하면 내 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김씨가 총기를 수령한 적이 없다"며 "오늘 오전 김씨의 총기 인출에는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님에 대한 김씨의 위협적인 언동이 있은 직후 대처와 관련, "봉화경찰서 담당자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논하고 상의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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