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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홍수, 州정부 대처 미흡·역대급 강우량…총체적 난국

등록 2018.08.21 16: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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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홍수가 절정에 이른 상태에서 80개 댐 수문 열어

【케랄라=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인도 남서부 케랄라주(州)를 덮친 100여년만의 최악의 홍수로 막대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2018.08.17

【케랄라=AP/뉴시스】16일(현지시간) 인도 남서부 케랄라주(州)를 덮친 100여년만의 최악의 홍수로 막대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2018.08.17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인도 남부 케랄라주(州)에서 발생한 홍수로 370여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는 등 100여년만의 최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역대급 강우량에 당국의 미흡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인도 중앙정부는 한달 전 보고서를 통해 케랄라주 당국에 "인도 남부에서 가장 수자원 관리를 비효율적으로 하는 주"라고 경고했다.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당국이 최소 30개 댐의 물을 점차적으로 방류했다면 홍수 피해는 이렇게까지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자원 전문가 히만슈 다커는 "댐 관리자가 댐이 다 차기 전에, 더이상의 선택지가 없기 이전에 방류를 시작했다면 이번 홍수는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44개 강이 지나는 케랄라주의 당국은 지난 주 홍수가 절정에 이르자 80여개 댐의 수문을 열었다.

 다커는 "케랄라가 끔찍한 홍수로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물을 내보냈다"며 "이는 피해 상황의 고통을 가중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비교적 건조한 상태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방류했다면 피해의 일부라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정부는 홍수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인도 중앙정부는 케랄라주가 인도 내 가장 홍수에 취약한 10개 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또 홍수 경보를 발령할 권한을 가진 중앙 수자원위원회(CWC)의 대처가 늦었다고 지적한다.

 다커는 "전례없는 홍수와 댐의 물 방류는 CWC가 하고 있는 홍수 예측과 대비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CWC에 대홍수를 예측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주요 댐의 위치와 함께 홍수 예보 시스템을 보강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원과 야자수로 유명한 관광지인 케랄라주는 매년 계절풍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지난 5월말 시작된 이번 여름 몬순의 강우량은 이례적으로 높았다는 분석이다.

 제임스 윌슨 케랄라 주정부 소속 수자원 전문가는 BBC에 "100년 만에 일어난 재앙"이라며 "아무도 이정도의 비가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정도 수준의 재앙에 대비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매년 홍수를 관리하고 있으나 올해는 극단적인 수준의 비가 내려 댐의 물을 강제로 방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케랄라주의 강우량은 두달 반 만에 전년도 동월 대비 37%를 초과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4개월 가량 지속되는 몬순 내내 내리는 비의 양과 비등한 수준이다.

 짧은 기간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로 이어져 피해는 더욱 확대됐다. 환경단체는 삼림 벌채가 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케랄라주에서는 급격한 도시화와 기반시설 건설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댐 관리에 소홀하고 예측할 수 없는 비가 내린다면 이같은 재앙이 세기에 한 번 씩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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