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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후 몸과 마음 병든다…바캉스 증후군 극복법은

등록 2018.08.23 06: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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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피서 절정기인 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18.08.05.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피서 절정기인 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18.08.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초·중·고교 개학이 시작되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을 포함한 대부분 직장인들의 휴가가 마무리 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18년 하계휴가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76.3%가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여름 휴가를 계획했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휴가를 떠났으나 오히려 휴가 복귀 이후에 정신·육체적으로 더욱 피로감을 느끼는 '바캉스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남녀 91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름 휴가로 인한 후유증을 겪고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3.6%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바캉스 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가 많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휴가에서 쉬지 못한 이유로 ▲불규칙한 생활패턴(34.0%)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30.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 외에 ▲과도한 휴가 일정(13.1%) ▲휴가지에서의 스트레스(9.7%) 등이 뒤를 이었다. 

휴가를 떠나서도 직장인들은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친 마음을 달래고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휴가 이후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바캉스 증후군의 원인과 극복방법에 대해 자생한방병원 이형철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新 샌드위치 증후군'…불면증·기억력 저하로 이어질수도

#직장인 이모(43)씨는 올 여름 동남아 가족 여행에서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빡빡한 스케줄 속에 배우자와 자녀들을 챙기다 보니 어느새 귀국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무로부터 해방도 어려웠다. 회사로부터의 휴대전화 메시지들을 무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관광지에서도 자주 휴대전화를 쳐다보고 있던 탓에 가족들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 씨는 "오히려 휴가를 떠나온 것이 가족과 회사 양쪽에 눈치 보이고 부담되는 일이 됐다"고 한탄했다.
 
이처럼 휴가지에서도 혼자 만의 휴식이 부족한 직장인들은 '신(新) 샌드위치 증후군'도 함께 겪는다. '샌드위치 증후군'이란 밑에서는 부하 직원이 올라오고 위로부터는 경영층의 압박을 받는 현대 직장인들의 비애를 샌드위치에 빗대어 표현한 직업병이다.
 
신 샌드위치 증후군은 이러한 고민이 가정으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정과 회사 양쪽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소외감에 사로잡힌 채 생활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 심리가 지속될 경우 소화불량, 불면증, 기억력 저하 등 신체적인 이상 증세로 이어진다.
 
신 샌드위치 증후군은 가벼운 산책과 운동 등을 통해 스스로의 기분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가족 간의 세심한 관심이 더 중요한 질환이다. 증상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휴가 후 목·허리가 뻐근?…'척추피로 증후군' 의심해야

바캉스 증후군은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상하게 한다. 휴가 이후 유독 목과 허리에 뻐근한 느낌이나 통증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척추피로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척추피로 증후군이란 장시간 이동 중 불편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을 경우 척추에 부담이 가해져 생기는 근골격계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통해 한의사가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경직된 관절과 뭉치고 굳은 근육을 바로 잡아 척추 통증을 치료한다. 또 봉·약침, 침, 뜸의 침구요법과 혈액순환 및 인체의 체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부항요법을 병행한다.
  
척추피로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목과 허리 근육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장거리 운전 시에는 최소 2시간 간격으로 휴게소에 들러주고, 비행기나 열차에 탔을 경우 되도록 자주 복도에 나가 걷는 것이 좋다. 목 뒤로 깍지를 낀 채 몸을 뒤로 젖히거나, 양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상체를 양쪽으로 기울여주는 간단한 체조로도 척추 근육 주변을 이완시킬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이형철 원장은 "평소 올바른 자세 습관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어 허리를 곧게 펴주는 자세가 좋다"며 "휴가 이후 업무에 바로 복귀하기 보다는 마지막 하루 정도 여유시간을 가지며 푹 휴식을 취한다면 완벽한 바캉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가에서 기운 차리자마자 재방전…'번아웃 증후군'

#직장인 박모(32)씨는 휴가를 다녀온 뒤로 일주일째 야근 중이다. 휴가 전에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떠났지만 제대로 처리된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며 바캉스를 즐긴 것도 잠시 그 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업무가 박씨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박씨는 "휴가에서 복귀한지 3일 만에 방전이 된 느낌이 들었다"며 "오히려 휴가를 가기 전보다 훨씬 힘들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휴가를 다녀왔음에도 밀린 업무를 과도하게 처리하다 무기력증에 빠지는 일도 빈번하다.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정신·육체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현상을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한다.
 
번아웃 증후군은 직장인들이 흔히 경험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가 직장인 54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9.6%인 4855명이 '최근에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몸을 쇠약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 수면 장애도 유발하기 때문에 피로를 제대로 풀기도 어렵다. 이는 자연스레 집중력 하락에 따른 업무 능률 저하로 이어진다. 만성적으로 발전할 경우 감기, 두통, 요통 등에 시달리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번아웃 증후군은 '허로(虛勞)'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허로의 대표적인 증상은 정신이 어두워지며 허리, 등, 가슴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땀이 나고 기침을 하는 것이다. 허로는 번아웃 증후군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한방에서는 만성적인 피로를 치료하기 위해 침과 뜸, 부항 등 침구치료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기혈순환을 원활하게끔 하고 어혈의 배출을 도와 몸의 기력을 되찾아 준다.
 
 이형철 원장은 "내원 치료 이외에 피곤하더라도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간다면 피로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고 일상의 활력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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