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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불 濠총리, 2차 신임투표 직면…호주 당권경쟁 진흙탕으로

등록 2018.08.23 10: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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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튼 전 장관, 트위터로 "당권 재도전" 선언

【시드니 (호주)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말콤 턴불 호주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 범죄에 관련된 2중 국적자들의 호주 국적을 박탈하는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드니 (호주)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말콤 턴불 호주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  범죄에 관련된 2중 국적자들의 호주 국적을 박탈하는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호주 집권 자유당의 지도력 다툼이 진흙탕으로 향하고 있다. 맬컴 턴불 총리에 대한 두 번째 신임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뉴스AU 등에 따르면 턴불 총리와 앞선 신임 투표에서 맞붙은 피터 더튼 전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턴불 총리에게 전화해 자유당의 대다수가 더이상 그의 지도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라는 것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턴불 총리에게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며 "그 자리에서 나는 자유당의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태세를 전환하고 나섰다.

 턴불 총리는 앞서 지난 21일 의회에서 실시된 신임 투표에서 더튼 전 장관을 48대 35의 근소한 차로 이겼다. 그는 오랜 지지율 하락과 논란이 되는 온실가스 정책으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신임 투표에 앞서 반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파리기후협정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감축 정책을 철회한다고 밝혔음에도 효과는 미미했다.

 앞서 지난 19일 턴불 총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더튼 전 장관이 35표를 얻은 것은 턴불 총리가 당내 지지를 완전히 잃었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신임투표 이후 사퇴한 더튼 전 장관에 이어 콘세타 피에라반티-웰스 국제개발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최소 10여명의 장관들이 신임투표 결과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턴불 총리의 주요 지지세력이자 당내 영향력이 큰 마티아스 코먼 재무장관까지 이같은 입장을 발표하면서 턴불 총리의 타격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코먼 장관은 "우리는 큰 슬픔과 무거운 부담으로 턴불 총리가 더이상 자유당원 대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린다"며 "새 지도자에게 질서정연하게 당권을 넘겨주는 것이 자유당의 이익을 위한 최선"이라고 밝혔다.

 더튼 전 장관 및 그의 지지자들은 "턴불 총리에 대한 신뢰가 이제는 없다"며 2차 신임 투표를 추진하기 위한 장관들의 청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같은 청원이 진행 중인 것은 확실하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었는 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턴불 총리는 이에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BC방송은 턴불 총리가 회의 소집 요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새 총리 자리를 넘보는 더튼 전 장관은 지지자들에게는 실용적인 입법자로, 비판자들에게는 난민을 악마화하는 인종차별주의자로 표현되는 인물이다. 그는 총리가 되면 전기요금을 낮추고, 인구를 줄이기 위해 이민을 줄이고, 가뭄에 시달리는 농민 지원을 위한 수력 투자를 증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기후변화를 날조라고 보는 입장으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6% 줄이겠다는 현 총리의 입장을 뒤엎고 전력 요금을 낮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턴불 총리가 막판에 온실가스 배출감축 정책 철회를 발표한 이유다.

 한편 지난 11년의 집권 기간 중 5번이나 총리를 교체하면서 호주 국민의 피로를 더하고 있다.

 야당 노동당은 "혼란의 또다른 날이 왔다"며 "정부는 싸우느라 너무 바빠서 통치를 중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스스로 싸우는 동안 호주 국민과 관련된 문제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반면 노동당은 단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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