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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특검 종료…비난·억측·음해 그리고 '내로남불'

등록 2018.08.28 14: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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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적법하고 정당한 수사 일정 하나하나마다 정치권에서 편향적 비난이 계속돼 왔음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수사팀 개인에 대해 억측과 근거 없는 음해와 의혹 제기가 있었음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역대 13번째 특검을 맡았던 허익범 특별검사가 밝힌 소회다. 그는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억측과 근거 없는 음해, 의혹 제기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런 응어리를 '유감'이라는 한 단어에 응축했다.  

 비교적 완곡한 표현이지만 그의 어조는 분명했고 강했다. 그의 말처럼 여론과 정치권이 특검에 제기한 비판은 지나친 측면도 있었다.

  그런데 특검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그가 유감이라 말했던 억측의 근원지가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말이다.

 돌이켜보자. 노회찬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고인이 된 이후 특검이 어떤 대응을 했는지 말이다. 당시 특검은 언론 브리핑을 중단했다. 일부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였다.

 특검은 그 후로도 언론 브리핑을 좀처럼 갖지 않았다. 수많은 추측 기사가 쏟아졌지만 특검의 입은 요지부동이었다. 특검의 진의를 알아서 파악해야 했던 것은 언론과 정치권의 몫이었다. 그 탓에 억측성 기사는 반복됐고, 확대 재생산되는 악순환에 빠졌다. 

 그랬던 특검이 수사를 마치면서 비난과 억측, 음해를 거론하고 있으니 의아할 따름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 아닌가. 이제와서 누구 탓을 하려는 건지 속뜻이 의심될 지경이다.

 특검 수사는 끝이 났고, 이제는 공소유지 체제다. 조직은 축소되고, 파견 인원들도 원 소속처로 돌아간다. 잠시나마 진영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 셈이다.

 이 대목에서 특검은 지난 60일을 되돌아봤으면 한다. 유감스럽다던 상황들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부터 곱씹어보기를 권한다.

 국민은 이번 특검이 여론 조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줄 것이라 믿었고, 바랬다. 유감이라는 특검 하소연이나 듣자고 60일을 기다렸던 게 아니었다. 특검이 이제와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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