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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기가 태극기 위에 있으면 안 돼” 선수들 깨운 김학범 감독의 한마디

등록 2018.09.03 10:23:11수정 2018.09.03 10: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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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9.03. mangust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선웅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09.03. [email protected]

【인천공항=뉴시스】권혁진 기자 = 한국 축구가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기까지는 선수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한 김학범 감독의 한마디도 큰 몫을 했다.

한국은 지난 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비겼다.

연장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아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고, 한국은 연장 전반 이승우(베로나), 황희찬(함부르크)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 김 감독을 통해 당시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연장전을 앞두고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특별한 이야기는 안 하고, 하나만 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일장기가 우리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일 없어야 한다. 나는 두 눈 뜨고 그것은 못 본다. 태극기가 위에 있어야 한다’.”

축구계에서 소위 ‘비주류’로 분류되던 김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커리어에 큰 획을 그었다. 대회 2연패와 함께 손흥민(토트넘)의 병역 문제로 부담이 컸지만 보란듯이 이겨냈다.

김 감독은 “우승하니까 좋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서 좋은 성적, 좋은 결과 가져온 것 같다. 모든 축구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장 힘든 순간으로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꼽았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을 맞아 후반 중반까지 2-3으로 끌려갔지만 황의조(감바 오사카), 황희찬(함부르크)의 연속골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승부였기에 그 때가 가장 힘들었고, 선수들에게도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치비농(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 경기. 한국 김학범 감독이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Canon EOS-1D X Mark Ⅱ EF200-400 F4 IS Ⅱ USM ISO 3200, 셔터 1/800 조리개 4) 2018.09.01. myjs@newsis.com

【치비농(인도네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1일(현지시각) 오후 인도네시아 치비농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 경기. 한국 김학범 감독이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Canon EOS-1D X Mark Ⅱ EF200-400 F4 IS Ⅱ USM ISO 3200, 셔터 1/800 조리개 4) 2018.09.01. [email protected]

이제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출범 초기에는 적잖은 비난에 시달려야했다. 특히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황의조를 뽑은 것을 두고 ‘인맥 축구’라는 말까지 들었다.

“참 가슴이 아팠다. 아직 불신이 팽배하다는 것이기에 마음이 아팠다”는 김 감독은 “오로지 정면 돌파로 해결하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성적을 내고, 선수들과 같이 힘을 합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손흥민, 조현우(대구), 황의조 등 와일드카드의 활약을 두고는 “이번만큼 와일드카드가 고생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세 명이 진짜 혼신의 힘을 다했다. 본인들도 절박했겠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후배들을 끌고 갈 때는 내가 봐도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고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지금의 관심이 K리그와 국내 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되길 희망했다.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K리그로 이어져서 붐이 일고, 선수들도 팀으로 돌아가 좋은 축구를 해 팬들이 운동장을 찾을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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